싱가포르 UOB은행의 글로벌 경제·시장연구부가 베트남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9%에서 7.5%로 상향 조정했다. 2025년 상반기 7.5%의 인상적인 성장세와 하반기 공공투자 확대 기대를 반영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도 베트남 경제의 탄력성과 역동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UOB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7.2%로 둔화되겠지만 연간 7.5%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는 2024년 실제 성장률 7.09%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2026년 성장률 전망은 7%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상반기 강한 성장세는 주로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파트너국에 대한 '상호주의' 관세를 90일 내 임시 기본세율 10%로 낮춘 후 시장 심리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전년 대비 14% 급증했다. 하반기 들어 미국이 8월 1일 마감 전에 각국별 개별 관세를 확정지음에 따라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다. 베트남에 대한 관세율은 20%로 설정됐다.
경제 지표도 긍정적이다.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2개월 연속 50을 상회하며 회복세를 보였고, 산업 생산은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외국인 직접투자(FDI) 실현액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도전 속에 베트남 정부는 8월 중순 48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250개 프로젝트를 포괄하며, 국가가 129개 프로젝트(총 180억 달러)에 자금을 투입한다. 나머지 121개 프로젝트(305억 달러)는 외국 기업 등 민간 자본을 유치할 계획으로, 도시 개발과 교통 분야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UOB은 인플레이션이 아직 둔화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7월까지 주택·건설자재(평균 5.9% 상승, 비중 18.8%)와 의료 서비스(평균 18% 상승, 비중 5.4%)가 주요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반기 긍정적 성장 전망과 VND 환율 압력이 베트남 국가은행(SBV)의 통화 완화 여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UOB은 SBV의 재융자 금리를 4.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 환경과 노동 시장이 급격히 악화될 경우 팬데믹 시기 최저 수준인 4.00%로 인하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기본 시나리오가 아니다.
환율 측면에서 베트남 동(VND)은 지역 추세와 달리 8월 26,436 VND/USD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3.4% 약세를 보였다. 4년 연속 평가절하다. 미국과의 무역 협정으로 4월 발표된 46% 관세가 20%로 낮아졌음에도 불확실성이 남아 기업들의 공급망 전략 재검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베트남의 외국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앞으로 VND는 Fed의 금리 인하 사이클로 인한 달러 약세 추세를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UOB의 2025년 GDP 성장률 상향 조정은 VND에 일부 지지력을 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USD/VND 환율은 2025년 4분기 26,300, 2026년 1분기 26,200, 2분기 26,100, 3분기 26,000 수준으로 점진적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