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글로벌 기업 보잉과 코스트코가 베트남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베트남 국가주석 루엉 꾸엉(Luong Cuong)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항공 부문 투자 확대와 공급망 다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꾸엉 주석이 9월 21~24일 미국을 방문해 제80차 유엔 총회 고위급 토론회에 참석하고 양자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21일(현지시간) 시애틀에서 열린 회담에서 보잉과 코스트코는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주석은 먼저 보잉 상용항공기 부문 사장 겸 CEO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와 만났다. 그는 보잉의 성과와 베트남 지원을 높이 평가하며, 최근 현지 항공사에 신형 항공기를 인도한 점을 언급했다. 이어 "베트남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기존 주문의 적시 완수와 인도를 보장하라"고 주문했다.
주석은 보잉에 부품 제조 시설과 지역 규모의 정비 센터 투자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베트남 국내 시장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로, 주요 공항과 연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트남 기업을 보잉의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해 장기적·지속 가능한 협력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포프 CEO는 "꾸엉 주석과의 만남은 미·베트남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의 심화를 반영한다"며 보잉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녀는 베트남항공이 현재 17대의 보잉 항공기를 운영 중이며, 저비용 항공사 비엣젯(Vietjet)이 2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첫 인도가 곧 시작될 예정이다. 포프 CEO는 "동남아시아는 보잉의 핵심 시장이며, 베트남의 역동적 경제가 현대 항공기 수요를 촉진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주석은 코스트코 사장 겸 CEO 론 바크리스(Ron Vachris)와도 회담을 가졌다. 코스트코는 전 세계 87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미국 최대 소매업체 중 하나다.
바크리스 CEO는 베트남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해 고품질 상품을 글로벌 네트워크에 공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연간 베트남 수입액이 10억달러를 초과할 수 있으며, 주요 품목은 섬유, 신발, 가구, 수산물, 캐슈넛, 커피 등"이라고 추정했다. 또한 베트남 파트너와 전략적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구축해 공급망 다각화와 생산 능력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 강화도 약속했다.
코스트코는 베트남에 공식 진출과 장기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주석은 "이는 베트남의 글로벌 가치사슬 참여 심화(深化) 전략과 맞물린다"며 환영 의사를 표했다. 베트남이 강점을 가진 농업, 수산업, 섬유, 신발, 경공업 분야에서 협력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석은 "베트남은 녹색 기술 이전 협력을 통해 현지 기업의 생산 프로세스 개선, 배출 감소, 재생에너지 도입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1억명 이상의 인구와 증가하는 소비 수요를 들어 베트남을 코스트코 확장의 매력적 목적지로 꼽으며, 조달 센터, 물류, 지역 유통 허브 투자에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회담은 미·베트남 관계가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된 가운데, 경제 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모색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베트남은 미국 투자자, 특히 보잉과 코스트코 같은 거대 기업에 법적·행정적 편의를 제공하며 시장 개방을 가속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