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VND)화가 2026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무역 구조와 금 수입 증가 등 대내외 요인이 환율에 지속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노이에 본사를 둔 MBS 중권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6년 USD/VND 환율이 연간 2.5~3% 상승하는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 달러화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 속에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중순 일부 유럽 국가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합의 이후 철회하면서 달러 변동성이 확대됐다.
또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레이트 체크(rate check)’ 실시 소식은 미국과 일본 간 환시장 공조 개입 가능성을 자극하며 달러 약세 심리를 강화했다. 레이트 체크는 중앙은행이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거래 의향 환율을 비공식적으로 문의하는 절차다. 시장에서는 이를 달러 약세 용인 신호로 해석하며 매도세가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베트남 내 USD/VND 환율도 하락했다. 1월 말 기준 은행 간 환율은 달러당 2만6025동으로 연초 대비 0.9% 하락해 2025년 6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 환율은 2만5074동으로 0.2% 내렸고, 자유시장 환율도 약 2.6% 하락한 2만6225동 수준으로 집계됐다.
MBS는 달러 약세가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 인덱스(DXY)는 2026년 중반 95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 유로화 등 주요 통화는 강세가 전망되며, 베트남을 포함한 신흥국 통화도 미·신흥국 간 금리 격차 축소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환율 상승 압력 요인도 만만치 않다. 우선 2025년 베트남이 200억 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의 대부분이 외국인투자(FDI) 기업에서 발생한 반면 국내 기업은 약 30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생산 확대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2026년에는 대미 무역적자 축소를 위해 미국산 수입이 늘어나면서 수입 증가세가 수출과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제 금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안전자산 수요 증가로 온스당 50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 수입 확대는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설 앞두고 단기금리 17% 돌파
한편 1월 중 완화됐던 은행 간 금리는 2월 초 급등했다. 오버나이트 금리는 1월 초 8.15%에서 22일 2.6%까지 떨어졌다가 월말 5%로 반등한 뒤 2월 초 17.25%까지 치솟으며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설(2월 17일) 연휴를 앞둔 자금 수요 증가와 기업 세금 납부 시즌, 은행권의 연초 대출 확대 등이 겹치며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경색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1월 23일부터 대규모 유동성 순공급에 나섰다. 공개시장조작(OMO)을 통해 2월 9일 기준 약 489조5000억 동(약 188억5000만 달러)을 공급했으며, 2월 4~5일에는 총 20억 달러 한도의 USD/VND 외환 스와프도 재가동했다.
그 결과 오버나이트 금리는 2월 11일 기준 3.8%로 안정됐다. 1주~1개월물은 6.9~7.3%, 6개월물은 7.7% 수준을 나타냈다.
싱가포르계 은행 UOB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베트남 동화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유지하며, USD/VND 환율을 2025년 4분기 2만6400동, 2026년 1분기 2만6300동, 2분기 2만6200동, 3분기 2만6100동으로 제시했다.
UOB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일일 기준 환율 고시를 통해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어 동화가 사상 최저치 부근에 머물러 있다”며 “USD/VND 환율은 달러 인덱스와의 상관관계가 제한적인 만큼, 향후 달러 약세 국면에서도 역내 통화 대비 반등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 베트남 환율이 ‘완만한 상승 속 안정’이라는 기본 시나리오를 따르되, 무역 구조 변화와 금 가격, 글로벌 통화정책 공조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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