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동남아시아(아세안) 지역 소비자 낙관 지수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긍정적인 경제 전망과 개인 재정 신뢰가 뒷받침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베트남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싱가포르계 은행 UOB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67점으로 지역 평균(54점)을 크게 앞질렀다.
싱가포르 UOB가 20일 발표한 '2025 아세안 소비자 심리 연구(ACSS)' 6차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 심리지수는 작년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는 현재·미래 경제 상황과 개인 재정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6개 핵심 지표로 측정한다. 베트남 응답자의 81% 이상이 국가 경제 전반에 대해 낙관적 의견을 보였으며, 거시환경 하위 지수는 작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낙관은 2025년 상반기 베트남의 견고한 거시경제 성과에 기반한다. 올해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52%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UOB의 지난달 경제 전망에 따르면, 3분기 8.23% 성장으로 연간 GDP 성장률을 기존 7.5%에서 7.7%로 상향 조정했다. 안정된 원자재 가격과 지속적인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4월 2일 미국의 관세 발표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소비자들이 정치·경제·사회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유지한 결과다.
거시경제 낙관이 개인 재정으로 이어지며, 응답자의 70% 이상이 내년 재정 상황 개선을 기대했다. 가계 지출 증가 우려는 작년 대비 3%포인트 줄어 50% 수준으로 완화됐으며, Z세대에서는 12%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소득 안정성과 장기 재정 부담은 여전한 고민거리로, 특히 Y세대에서 두드러졌다.
UOB 베트남 개인금융서비스 총괄 폴 김(Paul Kim) 국장은 "베트남 소비자 심리의 지속적 회복력에 고무됐다"며 "글로벌 역풍에도 강한 펀더멘털과 정책 방향이 소비 지출 증가와 재정 계획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속 베트남 소비자들은 환경 문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기후변화·자연재해·오염이 66% 응답자의 최우선 관심사로 부상했으며, 이는 미국 관세(59%) 등 경제 요인을 앞질렀다. 이로 인해 3분의 1에 달하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으며, 이는 지역 평균보다 11%포인트 높다.
재정 안정감이 커지면서 2025년 주요 지출 카테고리에서 소비 증가가 뚜렷하다. 교육·건강·웰니스 분야 지출이 67% 증가했으며, 일상생활비(공과금·교통·식료품·53%)를 앞질렀다. 체험·럭셔리 소비도 반 이상이 늘었으며, 80%가 엔터테인먼트·파인 다이닝·여행을 필수 라이프스타일로 꼽았다. UOB 베트남 고객 카드 결제 데이터에서도 다이닝·엔터테인먼트·여행 지출이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엔터테인먼트는 48% 급증했다.
UOB 베트남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리테일 뱅킹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신용카드 라인업을 리뉴얼하며 현대 소비자 맞춤 혜택을 추가했으며, 지역·현지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으로 여행·다이닝·쇼핑·엔터테인먼트 분야 1,000여 개 특전을 제공한다. 이는 글로벌 이벤트 우선 접근, 독점 다이닝 오퍼, 여행 할인, 손동 동굴 투어 등 자연 체험까지 포함한다.
재정 준비도는 여전히 강세지만, Z세대에서 취약점이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94%가 개인 재정 관리 능력을 자신했으며, 86%가 비상금 보유, 79%가 부채 처리 자신, 82%가 보험 적정성, 76%가 퇴직 투자 충분성을 인정했다. 저축 습관도 견고해 월 소득 10% 이상 저축 비율이 80%이며, 여성 비율이 높다. 57%는 3~6개월 생활비 비상금을 확보했다.
건강보험 보유는 정부 보장 외 개인 보험이 44%로 강하지만, 생명보험 보유는 작년 대비 14%포인트 줄어 지역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기간 생명·장애 보호 보험 관심은 각각 9·16%포인트 증가했다. 투자 행동에서는 연 소득 10% 이상 투자 비율이 57%로 작년 대비 13%포인트 하락했으며, 은행 정기예금(93%)이 가장 인기다.
Z세대는 모든 세대 중 재정 준비도가 가장 낮다. 비상 저축·보험 미준비 응답이 5%이며, 3개월 이상 비상금 보유는 47%에 그쳤다. 개인 건강보험 33%, 생명보험 43%로 최저 수준이며, 부채 관리 미준비가 13%다. 이는 '현재 즐기기'(77%) 선호와 사회적 압력(77%) 탓으로, 모든 연령대 최고 수준이다. 보고서는 "즐기면서 장기 재정 기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ACSS는 2025년 5~6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 5개국 18~65세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협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