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동남아시아에서 단일 파트너가 아닌 네 개의 서로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자에게 브랜드 운영을 맡기는 독특한 전략을 택하고 있다. 그 결과, 같은 스타벅스라도 국가별 성과와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홍콩계 맥심 그룹(Maxim’s Group)이 있다.
시장 추산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현재 동남아시아 9개 시장에서 약 2,4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베트남·태국·싱가포르·캄보디아·라오스를 아우르는 최대 운영사는 맥심 그룹이다. 필리핀은 루스탄 그룹(Rustan Group), 말레이시아·브루나이는 베르자야 푸드 버하드(Berjaya Food Berhad), 인도네시아는 MAP 그룹이 각각 맡고 있다.
■ 늦게 왔지만 가장 강해진 맥심 그룹
맥심 그룹은 스타벅스 동남아 전략의 ‘후발 주자’다. 필리핀 루스탄 그룹이 1997년, 말레이시아 베르자야가 1998년, 인도네시아 MAP 그룹이 2002년 스타벅스를 들여온 데 비해, 맥심 그룹이 동남아 진출 허가를 받은 것은 2013년이었다.
그러나 첫 진출 국가로 선택한 베트남이 판을 바꿨다. 당시 베트남은 스타벅스가 진출하지 않은 최대 인구 국가였고, 커피 소비 문화는 강했지만 글로벌 브랜드 침투는 제한적이었다. 맥심은 이 시장을 ‘장기 성장형 자산’으로 판단했다.
이후 맥심 그룹은 ▲2015년 캄보디아 ▲2017년 싱가포르 ▲2019년 태국 ▲2020년 라오스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했다. 동남아 스타벅스 확장을 위해 별도 자회사 커피 컨셉트(Coffee Concept)까지 설립했다.
■ 1,000번째 매장, 그리고 ‘핵심 인물’
2024년 9월, 하노이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문을 연 스타벅스는 아시아 지역 1,000번째 매장이었다. 이 상징적 매장 개점식에서 맥심 그룹 CEO 노버트 탄(Norbert Tan)은 이렇게 말했다.
“2012년 제가 스타벅스 포트폴리오를 맡았을 때 매장은 두 개 지역에 126개뿐이었습니다.”
이 시점 기준 맥심 그룹의 스타벅스 최대 시장은 태국(507개), 이어 홍콩(163개), 싱가포르(143개), 베트남(115개) 순이었다.
특히 태국에서는 맥심이 단독이 아닌, 타이베브 계열 F&N 리테일 커넥션과 손잡고 확장 전략을 펼쳤다. 2024년 말 기준 태국 스타벅스는 517개 매장을 보유하며 동남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 베트남, ‘느리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시장’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의 성장 속도다. 인구 1억 명의 베트남에서 스타벅스 매장 수는 150개에 못 미친다. 인구 7,100만 명의 태국이나 600만 명의 싱가포르보다 확장이 느리다.

베트남에서 스타벅스는 한동안 “실패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진출 10년이 지난 2023년에서야 100호점을 열었고, 매장 콘셉트도 드라이브 스루나 커뮤니티 매장 없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전환점이 있었다. 2023년 말, 10년간 회사를 이끌던 CEO 패트리샤 마르케스가 물러나고, 호마이호(Ho Mai Ho)가 신임 CEO로 선임됐다. 이후 2년간 50개 매장이 추가됐고, 2025년 말 150개 매장이 목표로 제시됐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은 단기 수익 시장이 아니라, 동남아 전체를 지탱하는 전략적 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성공했지만 베트남에서는 실패한 아마존 카페가 2025년 말 철수하면서, 이 시장의 난이도를 방증했다.
■ 승자와 패자… 갈린 운명
맥심 그룹과 루스탄 그룹이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베르자야 푸드와 MAP 그룹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2023년 말 이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로 미국 브랜드 불매운동이 확산됐다. 그 직격탄을 맞은 곳이 스타벅스였다.
말레이시아 스타벅스는 매장 수는
▶ 2024년 6월 408개
▶ 2025년 8월 320개
▶ 2025년 말 301개로 급감했다.
2025 회계연도 매출은 4억1,980만 링깃으로 전년 대비 38% 급감했고, 세전 손실 2억3,090만 링깃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MAP 그룹 산하 스타벅스 운영사 MBA는 2024~2025년 연속 매장 폐쇄에 들어갔고, 2025년 1분기 기준 순손실은 전년 대비 140% 급증했다.
■ 필리핀은 예외… ‘안정적 성장’
반면 필리핀은 예외다. 루스탄 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필리핀은 5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하며 매년 40~50개씩 신규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불매운동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 결론: 왜 베트남인가
결국 동남아 스타벅스 전쟁의 핵심은 베트남을 누가, 어떻게 가져가느냐’다. 베트남은 ✔ 커피 문화가 강하고 ✔ 정치·종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으며 ✔ 단기 수익보다 장기 확장성이 크다.
맥심 그룹이 가장 늦게 진입했음에도 가장 많은 국가의 프랜차이즈 권한을 확보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스타벅스의 실적 시장이 아니라 동남아 전략의 ‘본진’”이라며 “이 시장을 잃으면 동남아 전체 판도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프랜차이즈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만 승부의 축은 이미 베트남으로 이동하고 있다.
-굿모닝베트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