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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식

작년 외국인 ‘사상 최대 순매도’에도… “베트남 증시 매력 훼손 아냐”

2025년 베트남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이를 두고 베트남 주식시장의 근본적 매력도가 약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금 이동과 환율, 통화정책 등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베트남 3대 증권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주식·펀드·ETF·워런트 등을 726조8,980억 동어치 매수한 반면, 861조6,850억 동 이상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순매도 규모는 134조7,87억 동(약 51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거래의 약 95%가 집중되는 호치민 증권거래소(HoSE)에서는 약 125조 동이 순유출되며 베트남 증시 역사상 최대 순매도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베트남 이탈’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SBB증권(SBBS)의 기관 중개·투자자문 담당 이사인 응우옌안득은 “2025년 외국인 순매도는 베트남 증시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시장 개방성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거래 규모 자체가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득 이사는 “올해 글로벌 자금은 동남아 시장에서 일부 이탈해 미국·중국·일본 등 선진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베트남 역시 이 같은 세계적 자본 이동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Vn익스프레스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초부터 10월 말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5,230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중국 증시 순매수액은 962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태국(32억 달러), 말레이시아(52억 달러), 인도네시아(10억 달러)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유안타증권 베트남의 개인고객 연구개발부장 응우옌테민 역시 “2024년 8월 이후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가 베트남을 포함한 신흥시장 자금 유출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일본이 초저금리 정책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면서, 엔화 기반 저금리 차입 자금이 회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매도는 대형주에 집중됐다. 빈그룹(VIC)은 연간 22조9,680억 동의 순매도로 가장 큰 매도 압력을 받았다. 다만 이 중 약 65%는 SK계열 투자사 비나Ⅱ(Vina II)가 팜낫브옹 회장의 지분 6% 이상을 매각한 단일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VHM(11조8,180억 동), FPT(11조6,770억 동), VCB(9조2,900억 동), STB(7조5,820억 동), SSI(6조6,340억 동) 등 VN30 지수 편입 대형주들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신규 상장 종목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6월 상장한 빈펄(VPL)은 1조4,930억 동 순매수로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MWG, NVL, TCX 역시 각각 1조 동 이상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환율과 유동성도 주요 변수로 지목한다. SSI증권은 “2025년 USD/VND 환율이 3.4% 상승한 반면, 달러 인덱스(DXY)는 8% 하락했다”며 “환율 변동성이 외국인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응우옌테민은 “미국과 베트남 간 금리 격차로 환율 압력이 커졌다”며 “미 연준(Fed)이 금리를 인하하긴 했지만, 인하 시점이 연말에 집중되면서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시장 유동성 급증이 거론된다. SBBS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월평균 거래대금은 20조 동을 넘어섰고, 2025년 7~10월에는 30조 동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득 이사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매도해 미국·중국 주식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 전망은 엇갈린다. 유안타증권은 2026년을 앞두고 외국인 자금이 다시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와 함께, 베트남 증시의 FTSE 러셀 ‘이머징 마켓’ 승격 가능성이 외국 자본 유입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VP은행증권은 시장 지위 업그레이드가 확정될 경우 30억~70억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공기업 지분 매각과 신규 상장 확대도 외국인 투자 유치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SBBS와 롱비엣증권(VDSC)은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VDSC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상장사 외국인 지분율은 14% 수준으로 최근 3년 중 최저치다. 득 이사는 “이미 외국인 보유 비중이 낮아 추가 매도 여력은 제한적이지만,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2025년 미국 증시는 강세를 이어갔다. S&P500 지수는 연간 16% 이상 상승했으며,다우지수는 13%, 나스닥은 20% 넘게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6년에는 미국 증시의 성장 모멘텀이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글로벌 자금 흐름이 다시 신흥시장으로 이동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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