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타이포구 왕푹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의 불씨가 건물 외벽 대나무 비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BBC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스레즈(Threads) 사용자 'striking_biking'이 지난 26일 오후 게시한 영상 두 건에서 화재 초기 장면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왕청빌딩(왕청타) 입구 근처 1층 대나무 비계에 작은 불꽃이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파란색 안전망으로 둘러싸인 비계에서 불이 위로 번지며 대나무가 터지는 폭발음이 들렸다.
해당 사용자는 "오후 2시51분 친구와 통화 중 '딱딱' 소리와 화재 경보가 울렸다. 1층 비계에 불이 붙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시57분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4층까지 번진 상태였다. 불이 너무 빨라 소방대가 물만 뿌릴 뿐 통제가 안 됐다"고 전했다.
BBC Verify는 영상 속 울타리·나무·외벽을 구글 스트리트뷰와 비교해 왕푹코트 동쪽 끝 왕청빌딩 입구 근처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했다. 후속 광각 영상에서도 왕청빌딩에서만 처음 불길이 보였다. 로이터통신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으며, 홍콩 소방국 데릭 암스트롱 찬 부국장의 "왕청빌딩에서 시작됐다"는 발언과 일치했다.
왕푹코트는 8개 동 1984가구 규모의 보조주택 단지로, 약 4000명이 거주한다. 화재 당시 리모델링 공사로 모든 건물 외벽이 대나무 비계와 녹색 안전망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강풍이 불어 불길이 비계를 타고 인접 건물로 급속 확산했다. 화재 등급은 최고 수준인 5단계로 격상됐으며, 불은 26일 오후부터 27일 오후까지 거의 하루를 태우다 진압됐다.
홍콩 소방국은 이날 오전 기준 사망자 94명으로 집계됐으며, 실종자 수백 명으로 추가 증가 가능성을 경고했다. 부상자 76명 중 12명이 중태, 28명이 위독한 상태다.
당국은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비계 방화 처리 미흡과 공사 인부 흡연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리모델링 공사 업체 이사 2명과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및 불연성 재료 미사용 혐의로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