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 수요 폭발, 공급 부족으로 가격 2~3배 상승
글로벌 마차 열풍이 식을 줄 모르며, 일본산 녹차 가루인 마차의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연간 2~3배 급등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24년 녹차 수출액은 364억 엔(약 2470억 원)에 달하며, 10년 전보다 4배 증가했다. 이 중 44%가 미국으로 수출되었으며, 대부분 마차 형태였다.
밀레니얼·Z세대 중심의 수요 급증
마차는 항산화 성분과 높은 카페인 함량으로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을 통해 건강 음료로 각광받으며, 마차 라떼와 디저트를 찾는 트렌디한 카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관광 붐도 마차를 일본 여행의 인기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미국에서는 관세 인상 전 마차를 사재기하며 온라인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가격 폭등과 공급 제약
2025년 교토 봄 경매에서 마차의 원료인 텐차(tencha) 가격은 킬로그램당 8,235엔으로, 2024년 대비 170% 상승하며 2016년 기록(4,862엔)을 넘어섰다. 도쿄의 일부 상점은 마차 구매를 제한하고 있으며, 소매업자들은 지난 1년간 가격이 2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일본 차 생산자 협회에 따르면 2024년 텐차 생산량은 5,336톤으로, 10년 전보다 2.7배 증가했지만, 기록적인 여름 폭염으로 올해 생산량은 감소할 전망이다. 새로운 텐차 재배는 성숙까지 5년이 걸리며, 수확 및 가공에 필요한 노동력 부족도 생산을 제한하고 있다. 마차는 품질 유지를 위해 1시간에 40g만 분쇄 가능해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의 대응
세계 최대 병입 녹차 판매업체인 이토 엔(Ito En)은 마차 전용 부서를 신설하고, 원료 및 노동 비용 상승으로 일부 제품 가격을 50~100% 인상했다. 이토 엔은 연간 7,000톤의 녹차를 계약하지만, 텐차는 600톤에 불과해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가들은 마차 열풍이 일시적일까 우려하며 텐차 재배 확대를 꺼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농가에 보조금을 제공해 텐차 재배를 장려할 계획이지만, 텐차는 독특한 풍미를 위해 차광 재배가 필요해 노동 집약적이다. 이토 엔의 마차 부문 책임자인 야스타카 요코미치(Yasutaka Yokomichi)는 “공장과 계약업체가 과부하 상태”라며, 분쇄 설비 투자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
뉴저지 소재 오오이카 밀링 컴퍼니의 마차 구매 담당자 마크 팔존(Marc Falzon)은 “올해 수확량 증가를 기대했으나, 기후 문제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 아사쿠사의 카미나리 잇사(Kaminari Issa) 매장 매니저 미쿠 스가와라(Miku Sugawara)는 마차 맥주부터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제품에 대한 대량 주문을 받고 있지만, 공급이 제한적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내년 폭염이 생산을 더 줄여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릴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차 시장은 글로벌 수요 급증과 공급 제약, 노동 및 기후 문제로 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생산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공급 부족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