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사랑하던 소녀에서 ChatGPT 프로젝트를 주도한 리더로, 미라 무라티(36)는 이제 8개월 된 스타트업 ‘Thinking Machines Lab’을 통해 새로운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샘 알트만이나 마크 주커버그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무라티는 미국 테크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기업가 중 한 명이다. 그녀는 OpenAI의 CTO이자 ChatGPT 개발자로 활약하다가 작년 퇴사, 독자적인 길을 개척했다.
“수학과 과학이 내 열정…AI로 인류 삶 개선”
무라티는 2023년 마이크로소프트 CTO 케빈 스콧과의 인터뷰에서 “뇌와 지능의 작동 원리를 이론적으로 탐구하는 데 항상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지식과 기술을 적용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스타트업 Thinking Machines Lab은 2월 설립됐으나,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라는 기록적인 시드 펀딩을 유치해 기업 가치 120억 달러(약 16조 원)를 인정받았다. 10월 초, 첫 제품을 출시하며 AI 접근성을 강조했다.
무라티는 1988년 12월 16일 알바니아 블로레에서 태어났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 불안정 속에서 자랐으나,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부모의 격려로 교육을 중시했다. 부모와 달리 그녀는 “수학과 과학에 자연스러운 열정”을 느꼈다. “모든 것은 수학에서 시작됐다. 어렸을 때 문제 풀이에 몰두하고 올림피아드에 참가했다. 그것이 진짜 내 열정이었다”고 스콧에게 회상했다.
16세에 유나이티드 월드 칼리지 장학금을 받아 캐나다 밴쿠버의 펄슨 대학에서 공부했다. 2005년 졸업 후, 콜비 칼리지에서 2011년 수학 학사, 다트머스 칼리지 테이어 공대에서 2012년 기계공학 학사를 취득했다. 이 조합은 실리콘밸리에서 분석적 사고와 기술 전문성을 발휘하는 데 기반이 됐다.
골드만삭스·테슬라 거쳐 OpenAI 합류…ChatGPT 탄생 주역
커리어는 2011년 도쿄 골드만삭스 여름 인턴십으로 시작, 프랑스 우주항공사 조디악 에어로스페이스에서 짧게 근무했다. 2013년 테슬라에 합류해 모델 X 프로그램 수석 제품 매니저로 SUV 프로젝트에 기여했다.
2016년 증강현실(AR) 스타트업 리프 모션에 제품·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합류,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기술을 개발하며 AI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2018년 6월 OpenAI에 AI 애플리케이션·파트너십 부사장으로 입사, 2020년 연구·제품·파트너십 수석 부사장, 2022년 CTO로 승진했다.
그녀는 ChatGPT, DALL-E, Codex, Sora 등 현대 AI의 획기적 제품 개발 팀을 이끌었다. 이는 OpenAI를 연구 기관에서 세계적 AI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2023년 11월, 알트만 CEO가 이사회에서 해임될 때 3일간 임시 CEO를 맡아 실리콘밸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사건으로 그녀의 이름이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무라티의 영향력은 인정받고 있다. 2023년 포춘 ‘비즈니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 57위, 2024년 타임 ‘AI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2024년 6월 다트머스 칼리지는 AI·기술·공학 공로로 그녀에게 명예 과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OpenAI 퇴사 후 Thinking Machines Lab 창업…Tinker 출시
2024년 9월, 무라티는 “자신의 발견 여정”을 위해 OpenAI를 떠났다. 5개월 후, Thinking Machines Lab을 공동 창업했다. 이 공익 기업은 더 접근성 높고 맞춤형·인간 친화적 AI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며, OpenAI·구글·메타·미스트랄·캐릭터 AI 출신 30명 연구원·엔지니어로 팀을 구성했다.
10월 초, 첫 제품 ‘Tinker’를 출시했다. 언어 모델 파인튜닝을 위한 유연한 API로, 메타의 Llama나 알리바바의 Qwen 모델을 코드 몇 줄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무라티는 “최첨단 기능을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하는 것이 게임 체인저다.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AI 연구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승자 독식’ 모델에 대한 반직관적 접근으로, 더 큰 모델이 아닌 AI 민주화를 강조한다.
그러나 10월 중순, 공동 창업자 앤드루 툴로치가 메타로 복귀하며 도전이 닥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타는 10명 이상 직원에게 2억~15억 달러 연봉 패키지를 제안하며 ‘공격’했다.
AGI 분야 영향력 지속…AI 민주화의 미래
Thinking Machines Lab의 독립성 유지와 기술 확장, 시장 진입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테크 커뮤니티는 무라티의 업적이 AGI 분야에서 그녀를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유지할 것이라 믿는다. AI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그녀의 접근은 더 포괄적이고 안전한 미래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