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가 2026년 1월에도 확장 국면을 이어갔지만, 성장의 이면에서는 원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 등 구조적 제약 요인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질서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속에서 외부 변수에 대한 취약성도 함께 부각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의 불씨는 살아 있지만, 성장 동력이 넓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책 기조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 생산은 증가세…그러나 비용 부담 확대
베트남 통계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지수(IIP)는 전월 대비 0.2%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5% 증가했다. 특히 제조업은 전월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23.6% 늘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근무일 수 증가와 수주 개선 영향이 컸다.
기업 경기 선행지표인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5를 기록해 50을 상회하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12월(53)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계절적 요인과 연말 급증 이후 기술적 조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투입 비용 압박이다. 원자재 부족과 국제 가격 상승이 겹치며 생산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에 큰 충격은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 → 소비자물가 전가 →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제조업 리스크가 ‘수요 부진’에서 ‘공급 비용 압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비용이 상승하면 기업의 이익률이 축소되고, 중장기 투자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 신규 기업 4만8700곳…그러나 5만4300곳 휴·폐업
1월 한 달간 전국에서 약 2만4200개의 신규 법인이 설립됐다. 기업당 평균 등록 자본금은 약 75억 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기존 기업의 추가 자본금도 2.49% 줄었다. 비용 상승과 수익성 둔화가 투자 확대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한편 2만4500개 기업이 영업을 재개해, 시장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총 4만8700개로 집계됐다. 주문 회복 기대 속에 재진입을 시도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러나 같은 기간 5만4300개 기업이 영업을 일시 중단했고, 7300개는 해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4600개는 완전 폐업했다. 시장 진입 기업 수는 이탈 기업의 73.5%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영 부담이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많은 기업이 완전 폐업 대신 ‘일시 중단’을 택하고 있어, 시장 상황 개선을 기다리는 방어적 경영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 무역수지 적자 전환…FDI-국내기업 ‘격차’
1월 수출은 431억9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2% 감소했고, 수입은 449억7000만 달러로 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7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억7000만 달러 흑자와 대비된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과 국내 기업 간 격차가 뚜렷하다. FDI 부문은 16억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반면, 국내 경제 부문은 34억 달러 적자를 냈다. 국내 기업의 원자재·부품·설비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가 다시 드러난 셈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가치사슬 참여도와 현지화 수준을 높이지 못하면 외부 비용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FDI ‘등록 감소·집행 증가’…질적 재편 신호
1월 등록 FDI는 25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6% 감소했다. 신규 프로젝트 평균 규모도 427만 달러로 소폭 축소됐다.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 속에서 신규 투자에 신중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반면 실제 집행된 FDI는 16억8000만 달러로 11.3% 증가하며 최근 5년간 1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은 집행 FDI의 82.5%를 차지하며 여전히 핵심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의 생산 인프라와 공급망 역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양적 확대보다 질적 효율성을 중시하는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FDI 정책 역시 단순 규모 확대가 아니라 기술 수준·부가가치·지속가능성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내수 회복은 ‘선별적’…체감경기 아직 제한적
1월 소매판매 및 소비서비스 매출은 6.3% 증가해 전년 동기(6.5%)보다 소폭 둔화됐다. 가계 소비는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필수재 중심 소비가 이어지고 고가 내구재 지출은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다.
노동시장 개선과 소득 안정, 사회안전망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수가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 “확장 국면 유지하지만 성장 여력 축소”
종합하면 1월 베트남 경제는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생산비 상승 ▲기업 이탈 증가 ▲무역수지 적자 전환 ▲FDI 등록 감소 등 성장 제약 요인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이는 외연적 성장 여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거시 정책이 단순 경기 부양에서 벗어나 비용 안정과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 정책 과제는 ‘안정·비용 절감·내재 역량 강화’
무엇보다 거시경제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된다. 공급 측 비용 압박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금리·환율·신용 정책은 일관된 안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비용을 낮추고, 국내 기업의 기술력·부가가치 창출 능력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올해 10% 이상 성장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26년은 베트남 경제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전환으로 이동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정책 대응의 속도와 방향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