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과 글로벌 칩 부족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동차 업체에 세 번째 공급망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오늘 러시아에서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러시아로의 수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러시아 내 기업 활동에 광범위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은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이 시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분쟁은 작지만 중요한 공급자들을 폐쇄시켰다. 한편 제재와 교역로 단절 등으로 한때 성장성이 좋은 시장으로 평가받던 러시아를 오가는 자동차와 부품 출하가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에 공장을 둔 기업들은 러시아 은행들이 SWIFT 결제 시스템에서 제외되면서 공급망 긴장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 영공의 봉쇄와 선박 항로의 붕괴는 또한 물자의 흐름을 현저하게 늦추었다.
갑작스러운 러시아 사업 중단으로 르노(러시아 라다 브랜드를 만드는 아브토바즈 소유)와 폭스바겐(아우디·스코다·포르쉐 소유) 등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들은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받는 중요한 예비 부품도 부족하다.
폭스바겐은 앞서 글로벌 부품 부족과 교역로 차질 등으로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공장의 조립라인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우크라이나에 있는 수십 개의 부품 제조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했다. 우크라이나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 작지만 자동차의 전기 배선과 각종 부품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전선 하니스의 주요 공급처이다.
그 영향은 유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번 주 중반까지 거의 12개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했다. 일부 공장은 무기한 휴업한다.
도요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공장을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러시아의 솔러스 OJSC와의 합작 투자를 중단하고 러시아로의 판매를 중단했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현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공장을 폐쇄했다. 일주일 안에 재개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작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많은 시장에 충분한 자동차를 만들 수 없게 만든 칩 부족에도 불구하고 큰 이익을 냈다. 생산량이 낮으면 신차 가격이 폭등해 높은 이윤을 창출한다.
다만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갈등은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타격이 됐다. 올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을 약 150만대 줄이는 것이 일부 완성차 업체의 초기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분쟁이 발생하기 전 전망치인 8420만대의 IHS 마르킷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하지만, IHS Markit의 자동차 분석가인 슈테파니 브린리는 이것이 여전히 낙관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녀는 "생산량이 최대 300만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이 얼마나 혼란스러워질지 알기는 이르다.
우크라이나 내 공장을 폐쇄한 납품업체들은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황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는 동안, 그들은 다른 장소로 이동함으로써 손실된 생산량을 만회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레오니는 루마니아 등 주변국의 기존 공장이나 북아프리카로 생산량을 이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압티프는 지난달 말 일부 생산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리가 업무 중단을 더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조셉 마사로 압티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러시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동차 회사들의 주식으로 이익을 얻었다. 르노 주가는 2월 18일 이후 30% 하락했다. 분쟁 이전 르노가 거둔 세전 이익의 8%가 러시아에서 나온 것으로 씨티 리서치는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도 러시아에 진출하고 있으며, 군사 작전이 그들의 사업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만리장성 모터스는 2019년 러시아에 공장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러시아 내 판매량을 두 배로 늘렸다. 오는 2021년 러시아 판매가 3배로 늘어날 체리자동차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러시아 현지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관광차량협회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칠레,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수출 시장이다. 추이동슈 협회 사무총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중국 자동차 산업에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수출국들에게 루블화 평가절하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