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신호에 달러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반면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보다 비쌌다.
11월 15일 무역경제학 자료에 따르면,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강세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화 지수는 105.9포인트로 막 하락한 후 106포인트로 소폭 상승하여 8월 14일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는 다른 통화들이 이익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유로화는 유로당 1.042달러까지 오르며 7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달러 환율도 파운드화당 1.18732달러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통화는 모두 달러 대비 가치가 상승했다.
▶ 지난 1년간 미국 달러 지수, 유로화/달러 환율 및 GBP/달러 환율의 움직임.
◆ 연준의 다음 움직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발언으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 11월 14일, 브레이너드 씨는 미국 중앙은행이 곧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블룸버그에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준이 완전히는 아니지만 금리를 좀 더 완만하게 인상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준은 현재까지 금리를 총 3.75%포인트 인상해 연방기금금리를 200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3.75~4%로 끌어올렸다. 연준 6, 7, 9, 11월 정책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 미국 달러화 지수가 8월 중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준 이사회 멤버인 크리스토퍼 월러도 미국 중앙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을 고려해야 할 좋은 이유를 지적했다. 이를 통해 중앙은행이 올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연준이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멈춰 서서 지켜봐야 한다. 크루그먼은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다음 CPI(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연준은 너무 '강경'하지 않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상승세 반전?
미국 노동통계국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미국 CPI는 예상보다 덜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과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각각 0.4%와 7.7%로 다우존스발 전망치인 0.6%와 7.9%보다 낮았다.
에드워드 모야 컨설팅회사 오안다(미국)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고서가 발표된 후 달러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면 미국 중앙은행이 12월 중요한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월 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중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 이 기관은 고용 시장의 상태, 인플레이션, 소비자 지출 그리고 많은 다른 요인들에 기초하여 정책을 만들 것이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지난 11월 2일 같은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는 그 지점에 도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다음 회의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그 이후의 회의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이 달러화의 강력한 성장세를 끌어올렸다. 미국 달러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상승했다. 9월 말에는 지수가 거의 114포인트까지 뛰며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의 급등은 또한 유로화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보다 더 저렴해지며, 파운드화는 때때로 1달러 대 1파운드에 거의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