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인기 있는 음식인 프라이드 치킨은 최근 가격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에 구매를 망설이게 만든다.
35세의 유튜버인 클라라 박은 식품 가격 상승에 진저리가 난 많은 한국인들 중 한 명이다. 어느 날 아침 홈플러스 슈퍼마켓 체인점에서 그를 비롯한 수십 명이 12% 할인된 프라이드치킨을 사기 위해 줄을 섰던 이유다.
그는 일찍 도착해서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들은 모두 슈퍼마켓이 문을 열자마자 패스트푸드 판매대로 달려갔다" 라고 박씨가 말했다.
프라이드 치킨은 오랫동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일단은 치솟는 식품 가격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압박하는 등 국내 물가 상승 상황도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8월 전국 평균 프라이드 치킨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4% 올랐다. 이 수치는 김치찌개나 쇠고기 구이 같은 다른 인기 음식들의 증가율보다 더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에서 인기 있는 음식의 평균 가격 상승률인 프라이드 치킨이 2위를 차지. 사진: CNN
노무라 박정우 이코노미스트는 식당이나 슈퍼마켓의 가격에 따라 소비자들이 더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2년 사이 닭 소매가격이 50% 이상 오른 경우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은 식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홈플러스 슈퍼마켓에서 치킨을 사기 위한 경쟁의 장면은 또한 한국에서 5.7%에 도달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계의 대처 방법을 부분적으로 보여준다.
영국의 피시 앤 칩스(생선살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것과 감자튀김을 함께 먹는 음식. 영국 특유의 음식 중 하나로 보통 가게에서 사 가지고 집이나 밖으로 가지고 나가 먹음)처럼 프라이드 치킨은 한국에서 거대한 문화적 주식이다. 영국의 피시 앤 칩스는 또한 올해 더 비싸지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한 달에 여러 번 프라이드 치킨을 먹는다. 한국의 식당 20곳 중 1곳은 프라이드 치킨을 판매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프라이드 치킨 소비국이다. 그러나 한국의 인구는 이들 두 나라보다 훨씬 적다. 2021년 한국의 치킨집은 79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프라이드 치킨을 만드는 모든 비용이 매우 빠르게 오르고 있다" 라고 경제학자 박정우씨가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공급자들은 인건비, 배달 서비스, 임대료, 식용유, 심지어 닭 사료 가격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일부 식당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로모니터의 선임 식품 분석가인 박윤진씨에 따르면, 한국 최고의 치킨 체인점들은 메뉴 가격을 평균 2000원 인상했다. 그녀는 이것이 프라이드 치킨의 가격이 약 10%에서 15%까지 상승하게 만든다고 추정한다.
박윤진씨는 "이런 변화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간단한 한 끼 식사에 22달러 가까이 드는 고객들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예전에는 한국인들이 자유롭게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쉽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체인과 달리 대형 슈퍼마켓은 이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 지난 8월 홈플러스 슈퍼마켓의 클락 파크 행사인 '당당치킨'은 웬만한 소매점 대비 3분의 1 가격에 프라이드치킨을 판촉하는 행사였다.
호응이 좋아 짧은 시간에 다른 슈퍼마켓들도 뒤를 따랐다. 지난달 국내 또 다른 대형마트 체인 이마트도 프라이드치킨 50% 할인을 일주일간 진행해 6만개를 판매했다.
한국의 홈플러스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프라이드 치킨
그러나 모든 사업체가 이 프로모션을 따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작은 가게들은 가격이 다시 떨어질 때까지 문을 닫아야 했다.
"이렇게 싼 가격에 판매하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보면 기본적으로 규모의 장점 때문이다. 그들은 더 많은 양의 치킨을 살 수 있고 더 낮은 진입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 작은 가게들은 비용이 많이 올라가면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전문가인 바르살리 바타차리야가 말했다.
EIU에 따르면, 한국이 이러한 인플레이션 문제에 직면한 이유 중 하나는 식품의 거의 절반을 수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6월에 노무라의 경제학자들은 한국이 다양한 종류의 식량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물가 상승의 위험에 가장 많이 처한 아시아 경제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도 취약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으로 인해 올해 세계 식품 가격이 급등했다. 양국은 밀과 해바라기 기름과 같은 주요 상품의 주요 수출국이다.
8월 유엔 식량가격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했고 한국의 물가도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끝났을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상황이 조만간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민주 ING 한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에게 보낸 쪽지에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지났지만 남은 기간에도 5%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썼다.
아시아에서는 많은 음식들이 또한 더 비싸졌다. 지난 달 태국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라면 가격을 인상했다. 인기 브랜드의 국수 한 봉지가 3바트에서 20바트로 늘어나 저소득층에 부담을 준다.
바타차리야 총리는 "식량 인플레이션은 아시아에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녀는 저소득 또는 중간 소득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체 지출에서 30-40%까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녀는 아시아 전체를 강타할 식량 가격 위기는 단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