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연금회사, 국내 주요 기업 10곳에 서한 발송
유럽 최대 연금투자사인 APG자산운용이 국내 대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에 나섰다.
APG는 약 850조원(709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470만명이 넘는 네덜란드 연금 가입자들을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한국의 주요 대기업 계열사인 10개 한국 기업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APG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SK, LG화학, LG디스플레이, 롯데케미칼, 현대제철, 포스코케미칼,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10개 한국 기업의 CEO와 회장에게 서신을 보냈다.
APG는 이들 10개 한국 기업에 약 3조원이 투자됐다.
APG는 삼성전자에 보낸 서한에서 2020년 기준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8.7%로 글로벌 IT 기술 동종 업체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매출액 대비 배출량은 약 0.3%이다. 삼성전자가 현재 수준의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배출원가 증가로 밸류에이션이 감소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APG는 SK하이닉스에 대해 "회사 매출액 대비 배출가스가 삼성전자보다 약 3배 높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계 연금투자자는 SK에 대해 "2050년까지 순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이 없다"며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투자자들과 공유해줄 것을 요청했다.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기업들도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다른 글로벌 화학기업보다 높다는 점에서 그린 이니셔티브 참여를 촉구받았다.
해외 연금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탄소 감축 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지 못하는 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APG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풀이된다.
APG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 규모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의 10개 기업의 위상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 위험에 대해 완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PG는 또 10개 기업의 다른 기관 주주들과 긴밀히 협조해 주주참여를 극대화할 계획으로, 기업활동이 환경과 인류를 해치는 방향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코리아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