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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베트남미디어

[도서] 하장성을 무대로 한 소설 '영주(領主)' 한국어판 출판

◼ 천혜의 자연경관 하장성을 무대로 한 몽족의 슬픈 이야기
◼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서 번역 출판 지원
◼ 몽족 여성의 자유와 평등에 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어

베트남의 여류 소설가 도빅투이(Đỗ Bích Thúy)의 작품⟪영주 (領 主, 원작명 - Chúa Đất⟫가 2022년 1월 10일 한국글로벌학교 (Korea Global School) 안경환 이사장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영주' 책 표지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사장:조영수/전)경기대 교수)에서 출판한 소설⟪영주⟫는 하장(Hà Giang)성, 옌민(Yên Minh)현, 드엉트엉(Đường Thượng) 지역을 다스렸던 영주 숭쭈어다에 관한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주 숭쭈어다에게는 예쁜 첩이 있었다. 숭쭈어다는 의처증이 심해서, 부인을 절대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어떤 사내든지 부인에게 치근덕거렸다고 하면, 높이 약 1.9미터, 사람의 손을 넣을 구멍이 2개 있는 돌기둥에 죽을 때까지 매달아 놓는다.

까마귀가 살을 쪼아먹고 나면 뼈는 낱낱이 흩어져 돌기둥 밑에 수북하게 쌓인다. 좌우 양쪽으로 우뚝 솟은 높은 산과 함께 길게 늘어진 드엉트엉 계곡은 북부 베트남의 고원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다. 계곡 아래의 토질은 비옥하고, 기후도 온난하고 햇볕이 넉넉하게 들어 어떤 작물도 잘 자라게 해 준다. 드엉트엉의 산악지대는 양귀비 재배로 오랫동안 말이 많았던 지역이다.

소설의 주인공 숭쭈어다는 불행한 남자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만큼 가벼이 여겨 잔혹하고 황음무도하였지만 숭쭈어다의 삶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영주 숭쭈어다는 남자 구실을 못 하는 마약 중독자이다. 길을 오가다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눈에 띄기라도 하면 모두 데려다 첩으로 삼거나 하룻밤 노리개로 삼았다.

영주가 가장 아끼던 넷째 부인 방쩌는 영주의 저택에서 말을 키우는 하인 루민상과 옥수수 창고에서 몰래 정을 나누다 발각되어 돌기둥에 처형되는 첫 번째 희생자가 되었다.

그리고 타오짜방의 정혼녀인 숭빠씬을 첩으로 삼으려는 숭쭈어다는 타오짜방의 쌍둥이 동생인 타오짜뽀를 타오짜방으로 알고 돌기둥에 매달아 처형한다. 사실 동생 타오짜뽀가 형 대신 죽음을 자청한 것이었다. 이에 형인 타오짜방이 숭쭈어다에게 동생의 원수를 갚고 자신의 정혼녀인 숭빠신을 되찾는다.

 

이 작품에서 여성은 남성의 노리개로  태어난 것이 아니며, 여성들 역시 자신의 꿈을 가질 권리가 있으며, 비록 순간을 살지언정 소위 행복이라고 하는 것과 바꾸기 위해서는 죽을 준비가 되어있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영주' 작가 도빅투이

 

⟪영주⟫를 통해 소수민족인 몽족 여성의 삶과 자유와 평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작가 도빅투이는 1975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 최북단 지역인 하장성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현재 국방부 정치총국 산하의 “군대문예” 잡지사에 근무하고 있다.

 

도빅투이 작가는 1994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해 베트남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베트남 국민 작가다.⟪영주⟫를 포함해 총 5편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베트남 문학 번역가인 안경환 이사장은, “⟪영주⟫는 2020년 초 발생한 코로나로 집에 갇혀있다시피 할 때, 번역으로 지루함을 잊게해 준 작품으로, 금년 한•베 수교 30주년의 의미를 되새겨주고, 한국 사람들에게 베트남 문화의 이해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영주⟫는 안경환 이사장의 7번째 베트남 문학 번역서이다.

 

▶'영주' 작가와 안경환 옮긴이(오른쪽)

 

한편,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한세실업, 한세엠케이, 한세드림, 예스24, 동아출판 등 패션·문화 콘텐츠 사업을 하는 한세예스24홀딩스는 김동녕(77) 회장이 2014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으로, 아시아 문학 번역 지원 사업을 비롯해 대학생 해외봉사단, 국제문화교류전, 외국인 유학생 장학사업, 의당 학술상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영수(76) 한세예스24문화재단의 이사장은 조영수 김동녕 회장의 아내이다.

 

한세 베트남은 한국 업체 중 베트남 최대 생산시설을 자랑하는 한세실업 베트남 법인은 총 3개의 생산 법인과 1개의 원단 가공 공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세실업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베트남 법인은, 2001년 첫 생산법인 설립 이후 베트남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생산능력을 키웠고, 그 결과 고속 성장을 이루며 베트남 최대 생산시설을 자랑한다.

 

지은이: 도빅투이(Đỗ Bích Thúy) 

1975년생으로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베트남 최북단 지역인 하장성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4년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해 소설에서 에세이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 중이며, 베트남 주요 문학상을 다수 수상한 베트남 국민 작가다. 베트남 국방부 정치총국 산하 《군대문예》 잡지사에서 부편집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창작위원회에서 근무하고 있다.

1994년 19세 때 단편소설 《회색 구슬 목걸이》가 《띠엔퐁신문》에 게재되며 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이듬해인 1995년 띠엔퐁신문 신춘문예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1999년 《군대문예》 단편소설 1등상, 2012년 베트남소수민족예술문학회 산문 1등상, 2014년 하노이예술문학연합회 소설 1등상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유수의 문학상을 다수 받았다. 소설 《영주》 이외에도 산문집 《꽃이 노랗게 피어 있을 때》, 단편집 《돌 울타리 뒤쪽에서 울린 피리 소리》, 소설 《심연의 고요함》 등을 발표했다.

 

옮긴이: 안경환

베트남 한국글로벌학교(KGS) 이사장으로 조선대학교 교수와 한국베트남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과를 졸업한 뒤 베트남 국립호찌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어문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국인 최초로 베트남문인회 문학상을 수상했고, 2018년 베트남 우호훈장을 수훈했다. 베트남 국부(國父) 호찌민의 《옥중일기》, 베트남 대문호 응우옌주의 《주엔 끼에우》, 베트남 대표 현대 시인 마이반펀의 《재처리 시대》 등을 번역했으며, 권정생의 《몽실 언니》, 《김동인 단편선》(공역) 등을 베트남에 소개했다.

 

추천사: 백민석(작가)

이 작품은 읽는 이를 근대 이전의 세계로 데려간다. 아직 개발되지 않은 베트남 북부의 절경 속으로 데려가고, 양귀비를 재배하고 아편을 가공하는 국법의 힘이 미치지 않는 변경의 마을로 데려간다. 그 변경을 지배하는 영주는 생사여탈권을 쥐고 마을 사람들의 삶을 되는대로 짓밟는다. 이 봉건시대 사람들을, 소설은 마치 현재 하장성에 사는 오늘의 사람들처럼 한 명 한 명 생생하게 그려놓는다. 그러기에 어떤 이의 눈엔 숭빠씬과 타오짜방의 사랑이 가장 애탔겠지만, 내게 가장 짙은 여운을 남겨놓은 인물은 영주 집안의 큰 마님이었다. 《영주》의 인물들에게선 산 자의 숨결이 느껴진다. 또한 이 작품은 읽는 이를 근대 소설 이전의, 소설이 아직 재미난 이야기였던 때의 세계로 데려간다. 특히 방쩌의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절대권력을 쥔 남성이 어린 여성을 앞에 앉혀놓고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으라고 조르는 천일야화의 하렘이 떠오른다. 이 이야기의 하렘에서는 재미가 없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세계로 훌쩍 배낭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든다.

-GMK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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