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가성비' 옛말, 디자인 호불호에 밀렸다... 베트남에서 추락하는 현대·기아

  • 등록 2026.01.24 18: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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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정점 찍고 3년째 내리막... 기아 판매량 반토막 '쇼크'
빈패스트·中 전기차 공세에 샌드위치 신세
'TOP 10' 모델 전멸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이자 한국 자동차의 텃밭으로 불리던 베트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한때 시장 점유율 50%를 상회하며 일본차를 압도했던 기세는 사라지고, 현지 업체와 중국차의 공세 속에 안방을 내주는 처지로 전락했다.

 

◇3년 만에 판매량 '반토막'... "10대 모델 중 한국차 0대"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베트남 판매량은 2022년 50만 대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2025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의 하락세가 뼈아프다. 기아는 2025년 2만 7,176대를 판매해 2022년 대비 무려 56%나 판매량이 급감했다. 현대차 역시 같은 기간 35% 감소한 5만 3,229대에 그쳤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질적 하락'이다. 2025년 베트남 자동차 시장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명단에서 현대·기아의 이름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지난 5년간 전례가 없던 '코리아 제로(0)' 현상이다. 이 빈자리는 현지 브랜드인 빈패스트(VinFast)와 미쓰비시,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가 다시 꿰찼다.

 

◇전기차로 갈아탄 민심... '아반떼·모닝' 대신 '빈패스트'

추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급격한 '전기차 시프트(Shift)'가 꼽힌다. 과거 베트남 서민들의 첫차이자 영업용 차량으로 독보적 인기를 누렸던 현대 i10과 기아 모닝 등 A세그먼트 해치백 시장이 빈패스트의 초소형 전기차 'VF3'와 중국산 저가 전기차에 완전히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현지 업계 전문가는 "한국차의 최대 강점이었던 '저렴한 유지비'와 '옵션'이 소형 전기차의 등장으로 빛을 잃었다"며 "SUV 선호 추세까지 겹치면서 액센트, K3 같은 전통적인 세단 모델들도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차의 역습과 디자인 논란... "전략 수정 불가피"

과거 가격 경쟁력에서 밀렸던 일본차들의 '강공'도 한국차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미쓰비시 '엑스포스'와 토요타 '야리스 크로스'는 수입차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현대 크레타와 기아 셀토스가 장악했던 소형 SUV 시장을 탈환했다.

 

여기에 현대·기아가 최근 도입한 파격적인 '각진 디자인'도 현지에서 호불호가 갈리며 판매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대차의 효자 모델이었던 싼타페의 디젤 모델 단종과 신형 디자인에 대한 논란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현지법인 관계자는 "단기적인 판매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하이브리드와 고부가가치 모델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는 과정"이라며 "2026년 크레타 부분변경 모델과 투싼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반전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쓰다가 신형 라인업으로 공세를 예고한 가운데,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아이오닉5, EV6) 판매마저 부진한 상황이라 한국 자동차의 '베트남 잔혹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GMVN

백은석 기자 esbaek518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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