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메신저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국내 압도적 1위 메신저 잘로(Zalo)의 갑작스러운 서비스 약관 업데이트가 이용자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왓츠앱(WhatsApp)과 바이버(Viber)가 iOS 앱 다운로드 순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12월 30일 기준 iOS 앱스토어 베트남 다운로드 랭킹에서 왓츠앱과 바이버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텔레그램(Telegram)은 5위에 올랐다. 반면 기존 톱10 상위인 잘로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소셜네트워킹 카테고리에서도 7위로 추락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시그널, 로터스 등도 30위권 밖이다.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는 자로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바이버와 디스코드(Discord)가 치열하게 경쟁하며 순위를 바꾸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잘로는 베트남 메신저 1위이자 글로벌 톱10에 드는 플랫폼으로, 월간 활성 이용자 7920만명, 일일 메시지 21억건을 기록했다.
◇ 갑작스러운 약관 업데이트가 도화선
다운로드 급등 배경에는 잘로의 새 약관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12월 26일부터 많은 이용자가 앱 접속 시 '서비스 약관 업데이트' 팝업을 받았다. 동의하지 않으면 45일 후 계정 및 데이터가 삭제된다는 내용이다.
새 약관은 개인정보 수집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전화번호·이름·성별·가족 관계 외에 주민등록번호(시민 ID), 위치, 이용 행태, 상호작용 내용 등 민감 정보를 포함한다. VNG 계열사와 데이터 공유도 허용된다.
온라인 광고 전문가는 “이용자들이 메신저 다변화를 원하는 움직임”이라며 “잘로의 강제적 방식이 불만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Vn익스프레스 12월 28~30일 설문(1만7000여명 참여)에서 응답자 83%가 잘로의 알림 방식에 반대했다. “다른 통지 방법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고, 12%만 “다른 플랫폼도 비슷하다”며 정상으로 봤다.
◇ 당국 움직임·이용자 반발
논란이 커지자 경쟁위원회는 VNG를 소환해 데이터 수집·공유 과정, 동의 거부 시 결과 등을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12월 31일 회의가 예정돼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잘로 삭제하고 왓츠앱·바이버로 옮기자”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는 “프라이버시 침해”를 우려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잘로 측은 “전 세계 플랫폼의 일반적 관행으로 법규 준수와 투명성 강화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1월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앞두고 잘로의 조치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신저 시장 판도 변화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iOS 베트남 앱스토어 상위 메신저 앱 화면. 왓츠앱·바이버·텔레그램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잘로 새 약관 업데이트 알림 팝업. 동의 거부 시 계정 삭제 위협이 논란 핵심이다.
Vn익스프레스 설문 결과 그래프. 83%가 잘로 방식에 반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