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상당국은 28일 오전, 동해 북동부 해상에서 약화됐던 열대저기압대가 다시 세력을 키워 중부 해안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수문기상예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열대저기압대는 풍속 초속 17m(시속 61km), 순간 최대풍속 초속 25m(태풍 9등급)에 달하며 시속 15km 속도로 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어젯밤 한때 6등급까지 약화됐던 세력이 다시 강해진 것이다.
예보에 따르면 열대저압부는 시속 15~20km로 이동해 29일 오전에는 호앙사(파라셀) 제도 인근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세력을 유지한 채 30일 오전까지 응에안~다낭 해역에 접근한 뒤 내륙으로 진입할 전망이다.
해상 강풍·높은 파도 주의
현재 동해 북동부 해역(호앙사 포함)에는 풍속 초속 17m, 순간풍속 초속 25m에 이르는 강풍과 함께 2~4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다. 기상청은 “아직 내륙에 대한 직접 영향은 불확실하지만, 해상 선박은 항해와 조업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태풍 ‘카지키’ 피해 여파 심각
불과 사흘 전, 태풍 카지키(Kajiki) 가 탄호아~하띤 지역에 상륙하면서 최대 초속 40m(태풍 13등급)에 달하는 강풍과 폭우로 북중부 지방에 큰 피해를 남겼다.
자연재해방지국 집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5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 47명이 부상했다. 또한 △32채 가옥 전파 △3만1,100여 채 지붕 파손(이 중 하띤 지역 2만5,000여 채) △4,000여 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교육·의료·행정 시설도 피해가 컸다. 학교 407곳, 의료시설 48곳, 기관청사 72곳이 파손됐으며, 농업 분야에서는 벼 9만5,000ha, 농작물 1만1,000ha, 과수원 9,700ha가 침수됐다. 축산 피해도 심각해 가축·가금류 5만3,000여 마리가 폐사했고, 양식장 4,000ha와 274개의 어류 가두리 양식장이 유실됐다.
도로와 교통망 피해도 속출했다. 총 456건의 산사태가 보고됐으며, 교량 13곳이 파손됐다. 전력 공급도 큰 차질을 빚어 최대 160만 가구가 정전됐으며, 27일 밤 기준 약 70만 가구가 여전히 복구를 기다리고 있다.
추가 피해 우려
당국은 이번 열대저기압대가 직접 상륙할 경우, 이미 큰 피해를 입은 응에안·하띤 등 북중부 지방에 다시 집중호우와 침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농업·전력·교통 인프라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강풍과 폭우가 겹칠 경우, 복구 지연과 피해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