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무료로 제비집 음료를 드립니다. 배송비 27만9000동만 내세요.”
이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대규모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적발됐다. 주범 쩐꽝다오(Tran Quang Dao·36) 일당 142명은 건강기능식품을 미끼로 전국 노인 수천 명에게 수백억 동을 가로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20일 공안부 수사결론서에 따르면, 다오 일당은 2023년 초부터 올해 6월까지
- Ressun 무역서비스 유한회사
- TikTok Shop Resshose
- Rees Mark 유한회사
- Lesson 무역서비스 유한회사
등 4개 법인을 설립한 뒤 직원 수백 명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노인을 상대로 사기를 벌였다.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달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특정된 피해자만 7000명, 확인된 피해액만 390억 동에 이른다. 공안부는 “국내 검거된 사기단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운 좋은 고객님”… 노인들만 노린 치밀한 시나리오
다오 일당은 2010~2012년 재경대학 재학 중 제비뽑기·감사 이벤트 업체에서 일한 경험을 악용했다. 직원들에게 미리 짜인 대본(시나리오)을 나눠주고, 노인 전용 개인정보 11억 건을 불법 구매해 전화를 걸었다.
1단계: “호치민시 영양병원” 또는 “백신접종센터” 직원이라고 속인 뒤 “고객님께서 12개월간 제비집 음료(한 달 6병)를 무료로 드립니다. 첫 배송비 27만9000동만 내세요.” → 실제 제비집 6병 원가는 7만9000동
2단계: 첫 물건 받은 직후 “경품 코드 당첨”이라며 마사지 의자·냉장고·TV 등을 미끼로 73만~99만 동 “등록비” 요구
3단계: 2~3일 뒤 “당첨되셨습니다!” 하며 100만~300만 동 “출고 수수료” 추가 요구 → 실제 보내는 건 30만 동짜리 싸구려 선풍기나 우롱차
이렇게 한 명당 평균 500만~1000만 동씩 뜯어냈다. 피해자들이 더 이상 돈을 못 주거나 사기를 눈치채면 연락을 일방적으로 끊었다.
경찰, 4개 회사 동시 급습… 노트북 65대·전화기 301대 압수
올해 6월 중순, 공안부 C02국과 호치민시 경찰은 다오 일당 4개 회사 본사·창고를 동시에 압습했다. 현장에서 직원 수백 명이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는 장면이 적발됐고,
- 노트북 65대, 데스크톱 21대
- 유·무선 전화기 301대
- 현금 4억6000만 동
- 고급 승용차 여러 대
등을 압수했다.
다오 본인은 검찰 송치 직전 데이터 삭제와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안부 관계자는 “대부분 피해자가 연금·저축으로 생활하는 70~90대 고령자들”이라며 “디지털 리터러시가 낮아 사기를 알아채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비집 제품의 위해성 여부를 추가 감정 중이며, 결과에 따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전망이다.
경찰은 “부모님께 ‘무료 선물’ 전화가 오면 반드시 자녀와 상의하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