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쇼피(Shopee)와 틱톡샵(TikTok Shop) 중심으로 확대됐던 온라인 구매가 플랫폼 수수료 상승과 상품 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판매 채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직구 등으로 분산되는 모습이다.

하노이 꺼우저이 지역의 Tuan Hai 씨는 지난 8월 중국 타오바오(Taobao)에서 사무실용 커피 테이블을 직접 주문했다. 가로 120cm, 세로 80cm, 높이 57cm 크기의 전동식 테이블 가격은 1,300만 동이었다. 비슷한 제품을 Shopee Vietnam에서 구매할 경우 약 1,500만 동을 지불하고 배송까지 약 15일을 기다려야 했지만, 타오바오에서 직접 주문한 제품은 약 7일 만에 도착했다. 결제도 Apple Pay를 이용했다.
최근에는 타오바오뿐 아니라 핀둬둬(Pinduoduo), 1688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베트남 소비자가 직접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베트남 전화번호를 이용한 계정 등록과 OTP 인증이 가능하고, 타오바오와 알리페이(Alipay) 계정을 연동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알리페이, 마스터카드, Apple Pay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지원하며 영어와 베트남어 인터페이스도 제공한다. 다만 판매자별 해외 배송 지원 여부와 최소 주문 수량 등은 여전히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격 차이는 소비자들의 채널 이동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난다. 하노이의 Hanh Nguyen 씨는 딸을 위해 타오바오에서 분홍색 토끼 인형을 약 9만 동에 구매했다. Shopee Vietnam에서 비슷한 제품의 가격은 15만~18만 동 수준이었으며, 타오바오 주문 제품은 약 4일 만에 도착했다.
오프라인 매장과 자체 채널도 부상
중국 플랫폼 직구가 확대되는 동시에 베트남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하노이의 Hong Hoa 씨는 캐나다 화장품 브랜드 The Ordinary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온라인 채널의 가격을 비교한 끝에 호찌민시의 수입품 전문 매장을 선택했다.

해당 제품은 Shopee에서 20만 동대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Hoa 씨가 확인한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 가격은 세금과 베트남 배송비를 제외하고 약 9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수입품 전문 매장에서 하노이 배송비를 포함해 43만5천 동에 구매했으며, 판매점으로부터 공식 구매 영수증까지 제공받으면서 신뢰도도 확보했다.
Hoa 씨는 해당 매장이 Shopee에서도 판매하고 있지만 플랫폼 수수료 때문에 가격이 약 55만 동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20대 소비자들의 구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회계학과 2학년인 Ngoc Lan 씨는 동네를 산책하다 발견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10만 동짜리 레이스 스커트를 구매한 이후 해당 매장을 단골로 이용하고 있다. 비슷한 제품이 Shopee와 TikTok Shop에서 12만~15만 동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직접 입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온라인 시장 성장 속 소비자는 더 신중해져
온라인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Metric.vn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베트남 4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Shopee, TikTok Shop, Lazada, Tiki의 총매출은 291조6천억 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11% 증가했다.
그러나 매출 증가가 소비자와 판매자의 실질적인 이익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YouNet ECI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온라인 소비자 신뢰지수(ECCI)는 122포인트로 1분기 127포인트보다 하락했다.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이 소비자의 지출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구매에서 가격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비자의 68%가 가격을 주요 구매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프로모션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도 53%에 달했다.
세대별로도 소비 심리는 신중해졌다. 밀레니얼 세대의 43%는 2026년 2분기 온라인 지출을 1분기와 동일하게 유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Z세대에서도 최대 60%가 온라인 지출을 유지하거나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패션과 뷰티 분야의 성장률도 둔화됐다. 2026년 상반기 전년 대비 성장률은 패션 18%, 뷰티 12%로, 지난해 말 각각 25%와 27%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가 낮아졌다.
플랫폼 수수료 상승, 판매자 가격 인상으로 연결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플랫폼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 상승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Comme Asia 공동 창립자 Hoang Vuong Hoang은 올해 초부터 전자상거래 판매 비용이 여러 차례 인상되면서 제품군에 따라 판매 비용이 상품 가격의 20~27%를 차지하게 됐으며, 광고비까지 포함하면 35~45%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증가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플랫폼 내 판매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플랫폼의 거래액은 증가하더라도 판매자의 실제 이익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이나 자체 웹사이트, Facebook, Zalo 등 플랫폼 외부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전자상거래 브랜드 Velaboost의 설립자 Le Hai Vu 씨는 당초 2025년 말까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전체 매출의 35~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10~15% 수준으로 전망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자체 판매 채널을 통한 고객 확보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으며, Facebook은 높은 방문자 수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때문에 가장 높은 수익을 내는 채널이라고 설명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 Nerman 역시 오프라인 채널과 플랫폼 외부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 비용이 전자상거래 플랫폼보다 낮은 만큼 자체적으로 더 나은 가격과 프로모션을 제공해 소비자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다채널 유통 구조로 시장 재편 가능성
전자상거래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다만 소비자가 특정 플랫폼 하나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가격과 편의성에 따라 구매 채널을 선택하는 다채널 소비 형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oang 씨는 베트남 전체 소매 거래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약 5%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온라인 쇼핑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 등 온라인 쇼핑의 편의성도 여전히 중요한 경쟁력이다.
그러나 플랫폼 수수료 상승으로 온라인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경우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이나 중국 직구, 브랜드 자체 온라인몰, 소셜미디어 등으로 구매 경로를 분산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베트남 유통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보다는 각각의 장점을 결합하는 다채널 구조로 재편될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Shopee와 TikTok Shop을 단순한 판매 창구로 활용하기보다 브랜드 인지도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자체 고객 데이터와 판매망을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소비자의 구매 기준이 가격과 프로모션 중심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플랫폼 수수료, 광고비, 물류비 등을 포함한 총판매비용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GM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