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갑작스러운 홍수가 마을을 휩쓴 가운데 주변 건물들이 대부분 무너진 상황에서도 홀로 살아남은 한 주택이 현지에서 ‘기적의 집’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네팔 누와콧 지역 둥게 바자르에 위치한 피아쿠렐 가족의 3층 주택은 지난 8월 26일 트리슐리강을 따라 발생한 대규모 홍수에도 붕괴하지 않았다. 주변 건물과 시장 등이 진흙탕물에 휩쓸려 사라졌지만, 이 주택은 일부 층이 크게 파괴된 상태에서도 주요 구조물을 유지했다.
67세의 차트라 바하두르 피아쿠렐은 당시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귀가하는 과정에서 홍수를 맞았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발코니에 머물렀지만 물이 빠르게 차오르자 지붕으로 대피했다.
피아쿠렐 씨의 며느리 락슈미 판데이는 “물이 양쪽에서 집으로 밀려들면서 건물 전체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2015년 네팔 대지진 당시와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집 안에는 피아쿠렐 부부와 아들 부부, 이웃 한 명이 있었으며, 주변 주택들이 차례로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생존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홍수가 지나간 뒤 주택의 1층과 2층은 대부분 파괴됐지만, 3층 발코니와 지붕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았다. 세탁기와 옷가지, 물탱크, 태양열 온수기, 가족 제단과 화분 등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모습이 촬영된 사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해당 주택은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로 알려졌다. 구글 지도에도 관광 명소로 표시될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생존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나
피아쿠렐 씨는 주택이 홍수를 견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건물 기둥이 깊은 암반까지 박혀 있었던 점을 꼽았다.
이 주택은 1995년 식료품점을 운영하기 위해 1층을 처음 건축한 뒤 가족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면서 위층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증축됐다.
전문가들은 건물 자체의 구조뿐 아니라 주변 지형도 생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호주 선샤인 코스트 대학교 공학과 학과장 에이드리언 맥컬럼은 이 주택이 견고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단단한 암반 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한 홍수 물이 건물 아래쪽으로 흘러가면서 구조물에 직접 가해지는 수압과 충격을 일부 줄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주택 바로 상류에 돌출된 지형이 있어 거센 물살이 건물에 직접 충돌하는 힘을 감소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약 5km 하류에 거주하는 비슈 마니 리말은 홍수 이후 현장을 찾아 주변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강 건너편의 발전용 터빈과 활기 넘치던 시장이 사라졌고, 대가족이 소유했던 주택 4채도 홍수에 휩쓸려갔다고 전했다.
집은 남았지만 가족의 삶은 큰 피해
피아쿠렐 가족은 홍수 이후 주택으로 돌아와 피해 상황을 확인했지만, 건물의 생존과 달리 가족의 소중한 물품 상당수는 사라졌다.
피아쿠렐 씨는 신분증과 여권, 토지 사용 허가증 등 중요한 가족 서류까지 모두 유실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손자가 학교에 있어 무사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학교가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홍수 다음 날 가족들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피아쿠렐 씨는 가족이 재난에서 살아남은 것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신의 보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극심한 자연재해에서도 건축물의 구조적 설계와 기초공사, 주변 지형이 피해 규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암반을 활용한 기초 구조와 철근콘크리트 구조, 물의 흐름을 고려한 입지 조건이 건축물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GMV(출처:로이터, 뉴욕타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