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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술] 베트남, 첨단기술 공급망 ‘정조준’…“글로벌 제조 허브 넘어 핵심 파트너로”

미스미·퀄컴·삼성 등 글로벌 기업 투자 확대…AI·반도체 공급망 중심지 부상
제조 기반은 강점, 인력·전력·행정·디지털 전환은 과제…“정책 실행력이 관건”

베트남이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망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베트남 역시 단순 조립·생산기지를 넘어 AI, 반도체, 전자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공급망 참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미스미(Misumi)는 지난 8월 초 데이터센터용 광 트랜시버 모듈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자동 위치 결정 스테이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 약 46억 엔, 약 3천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가 완료되면 자동 슬라이딩 테이블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약 3배 확대될 전망이다. 미스미는 베트남을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삼성·퀄컴도 베트남 첨단산업 투자 확대

 

글로벌 기술기업들의 베트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베트남 지도자들과 만난 퀄컴 회장 겸 CEO는 베트남을 자사의 세계 3대 인공지능(AI) 연구개발 센터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성전자 노태문 CEO 역시 베트남을 첨단기술 연구개발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하며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첨단기술 공급망 진입 가능성은 국제 평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데잔 시라 앤 어소시에이츠(Dezan Shira & Associates)가 발표한 아시아 11개 주요 제조업 경제국 경쟁력 평가 ‘AMI 2026’에서 베트남은 3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본토, 대만, 유럽 등으로부터 FDI가 유입되면서 베트남이 ‘저비용 조립 허브에서 고도화된 산업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자 및 신재생에너지 공급망 확대를 기반으로 경제가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중장기적인 강점으로 꼽았다.

 

AI 장비 무역 점유율 10년 만에 10배 이상 확대

 

베트남의 AI 관련 장비 세계 무역 점유율은 2015년 1.2%에서 2025년 12.4%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과 한국과의 기계·전기장비 교역 역시 증가하면서 베트남이 단순 최종 조립기지를 넘어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에서 점차 중심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이는 배경으로는 무역 개방성과 인프라가 꼽힌다. AMI 2026 평가에서 베트남은 경제 부문 1위, 국제무역과 인프라 부문에서 각각 3위를 기록했다.

 

17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높은 무역 통합 수준과 관세 현대화, 무역 원활화 정책은 물류시간 단축과 규정 준수 비용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심해항만, 주요 공항 등 인프라 확충도 이어지고 있으며 산업단지와 경제특구 역시 확대되고 있다.

 

하노이 산업용지 수요도 첨단산업 중심

 

산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첨단산업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에 따르면 2분기 하노이 산업용 임대 부지는 거의 만실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으며, 박닌과 흥옌도 70% 이상의 임대율을 유지했다.

 

특히 임차기업들이 첨단기술, AI, 전자부품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 제조업의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첨단 공급망 진입, 인력·전력·디지털 전환이 관건

 

그러나 베트남이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망에 안정적으로 편입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AMI 2026 보고서는 베트남이 혁신과 노동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사업환경과 정책 부문에서는 평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 부족과 행정절차 지연, 주요 도시의 교통 혼잡 등도 개선 과제로 지적됐다.

 

HSBC 베트남의 글로벌 비즈니스 솔루션 부문 컨트리 디렉터 수라짓 락싯은 베트남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으며 엄청난 기회가 열려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긍정적인 정책 방향이 명확하고 안정적인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업체에 요구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낮은 인건비와 비용, 납기 준수 여부가 주요 평가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공급망 회복력, 혁신 역량, 노동 기준의 투명성, 추적 가능성, ESG 데이터까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에 동시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 주문과 배송, 송장 등 검증 가능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급망 금융 인프라를 현대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자본·데이터·신뢰가 컨테이너처럼 흐르는 생태계 필요”

 

수라짓 락싯은 베트남 공급망의 다음 과제로 자본과 데이터, 신뢰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제시했다.

 

베트남은 이미 탄탄한 제조업 기반과 전략적인 지리적 위치, 광범위한 FTA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AI와 반도체, 전자부품 등 첨단산업 생태계를 강화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국을 넘어 핵심 생산·R&D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베트남의 첨단기술 공급망 진입은 글로벌 기업의 투자 확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현지 기업의 기술력과 인력 수준을 높이고, 전력과 물류 인프라를 안정화하며, 행정 효율성과 데이터 기반 경영, 친환경 생산체계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경쟁 기준이 ‘저비용’에서 ‘신뢰·회복력·혁신·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베트남이 이러한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제조업 지도에서 베트남의 위치를 결정할 전망이다.

@G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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