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선두 국가는 아니지만, 관련 법적 기반과 거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새로운 자본 유입 통로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호치민시에서 열린 기술 페스티벌 ‘컨빅션 2026’ 개막식에서 전문가와 정책 입안자, 규제기관 관계자들이 제시했다.
“46번째 국가…아직 늦지 않았다”
응우옌 하이 남 국회 경제재정위원회 상임위원은 베트남이 디지털 자산을 인정한 46번째 국가라며 “우리가 선구자는 아니지만, 시작점이 결코 늦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두 자릿수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첨단기술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존의 은행 대출과 주식시장에 더해 디지털 자산과 암호화폐를 새로운 자본 흐름의 기반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를 위해 혁신 통제 샌드박스 시범 운영, 디지털 자산을 위한 법적 환경 조성,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시범 운영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제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 첫 5개 거래소 준비
시장 인프라 구축도 구체화되고 있다.
국가증권위원회 산하 암호화폐 거래시장 관리위원회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인 또 쩐 호아(To Tran Hoa)는 엄격한 진입 요건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시장 운영관리 체계가 기본적으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최초 5개 거래소에 해당하는 5개 사업자가 예비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사업자는 정식 시범 운영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 4 정보보안 기준 충족, 사업 프로세스 및 기술 인프라 표준화, 최소 10조 VND의 정관자본금 납입 등의 요건을 준비하고 있다. 거래소의 실제 출범 시점은 각 사업자의 준비 상황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AML·사이버보안이 시장 신뢰 좌우
베트남이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자본 유입 통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장 확대와 함께 위험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됐다.
특히 자금세탁방지(AML)와 사이버보안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회색지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디지털 자산 거래 과정에서 자금 출처와 거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률은 마련됐지만 시장과의 간극은 과제
법률 체계가 구축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적용하기 위한 세부 규정은 추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호치민시 전자통신협회(EIC) 부회장이자 판 법률사무소 베트남 지사 대표인 판 부 뚜안 변호사는 디지털 기술 산업법에서 디지털 자산을 공식적으로 정의한 것은 기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암호화 자산, 유틸리티 토큰, 증권형 토큰 등 다양한 디지털 자산의 법적 경계를 보다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자산 거래와 발행으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세금정책을 명확히 하고, 블록체인상에서 발생하는 전자적 분쟁에서 소유권을 어떻게 인정하고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블록체인 등 전략기술 육성
베트남의 디지털 자산 제도화는 국가 차원의 첨단기술 육성 정책과도 연결돼 있다.
디지털 기술 산업법과 인공지능법을 비롯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을 전략기술로 지정한 2026년 제21호 총리령 등이 관련 법적 기반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2025년 정부 결의안 5호에 따른 시범운영 체계와 호치민시·다낭의 국제금융센터 구축 방향이 결합되면서 디지털 자산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전망
베트남의 디지털 자산 정책은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 첨단기술과 금융산업을 결합해 새로운 자본 흐름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초기 5개 거래소의 출범과 최소 10조 동 자본 요건은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초기 시장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다만 디지털 자산의 종류와 법적 성격, 과세 기준, 소유권 보호, 거래소 운영 등에 대한 세부 지침이 얼마나 신속하고 명확하게 마련되는지가 시장 활성화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판 부 뚜안 변호사는 관련 지침이 신속하게 마련될수록 베트남 기술기업들이 해외 자본 유입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시장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선두주자는 아니지만, 법적 기반과 거래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하면서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규제와 혁신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베트남 디지털 자산 산업의 성장 속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GM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