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해외 원격근무자 유치를 위해 디지털 노마드 비자(Digital Nomad Visa) 제도를 대폭 완화했지만,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정주 환경이 부족해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제도 개편은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도시에 젊은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자 요건 완화만으로는 장기 체류를 유도하기 어렵고, 생활 인프라와 지역 커뮤니티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도권 외 거주 시 비자 요건 완화
지난 6월 30일부터 시행된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외 지역에 거주하는 만 34세 이하 디지털 노마드 비자 신청자는 전년도 한국 1인당 국민총소득(GNI) 수준인 약 5,200만 원(약 3만7,000달러)의 연소득만 충족하면 된다.
기존에는 대부분 신청자가 이보다 높은 소득 기준을 충족해야 했지만, 정부는 지방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비수도권 거주자의 요건을 완화했다.
또한 비자의 최대 체류 기간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을 충분히 경험하고 장기 정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밖에도 매력적인 도시 많아"
호주 출신 게임 개발자 제임스는 이번 제도 개편의 대표적인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그는 "이전에 부산에서 몇 주 동안 생활했는데 매우 아름다운 도시였다"며 "서울 외에도 외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매력적인 도시들이 많아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러한 글로벌 원격근무자들이 지방에서 생활하고 소비하면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방 지원체계는 아직 미흡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들의 준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제주도, 강원도, 전라남도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디지털 노마드의 장기 체류를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프로그램이 거의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숙박 플랫폼과 협력해 호텔 할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최대 10일 수준의 단기 체류 지원에 그쳐 장기 정착을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임스는 "호텔이나 숙소에서 일은 할 수 있지만 지역 주민들과 교류할 기회가 부족하다"며 "디지털 노마드는 외국인들끼리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비자 발급자 84% 수도권 집중
실제 통계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확인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디지털 노마드 비자 소지자는 총 309명이며, 이 가운데 약 84%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부산 거주자는 24명에 불과했으며, 제주와 전북 등 일부 지역에는 비자 소지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문화시설과 교통, 업무 공간, 외국인 커뮤니티 등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비자 혜택만으로 지방 이전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한다.
"정착 정책으로 접근해야"
미래관광전략연구소 정란수 소장은 "디지털 노마드가 수도권을 선호하는 것은 문화와 생활 인프라, 커뮤니티가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며 "서핑이나 웰니스 같은 지역 특화 콘텐츠만으로는 장기적인 정착을 이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하공업전문대학 관광경영학과 김재호 교수도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외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의료, 금융, 공공서비스, 문화시설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디지털 노마드 비자를 단순한 관광 정책이 아닌 '정착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족 동반이 가능한 비자의 특성을 고려해 주거와 교육, 의료, 육아 등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며, 지역 대학의 유휴 기숙사와 시설을 활용해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생활 기반을 조성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전망
한국 정부의 디지털 노마드 비자 완화 정책은 글로벌 원격근무 인재 유치와 지방 균형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비자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주거, 의료, 교육, 공동체 형성 등 종합적인 정착 지원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역의 특성과 산업을 연계한 맞춤형 정착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정책 성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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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지털 노마드(워케이션) 비자(F-1-D)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서 정식 운영 중이며, 외교부 워케이션 안내와 KBS WORLD Radio에 따르면 체류 기간 연장 및 조건이 완화되었다.
해외 원격근무자가 국내에 장기 체류하며 관광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제도로서, 상세 요건은 다음과 같다. 주요 자격 및 체류 조건 비자 코드: F-1-D (방문동거 세부 코드) 체류 기간: 기본 1년, 최대 3년까지 연장 가능소득 요건: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2배 이상 (단, 비수도권이나 청년층 등 조건에 따라 완화된 기준 적용 가능) 동반 가족: 배우자 및 미성년 자녀 동반 가능 필수 준비 서류 및 유의사항 직업 증명: 해외 기업 재직증명서 및 동일 업종 1년 이상 근무 경력 소득 증빙: 최근 급여 명세서 및 은행 잔고 증명서 등 보험 가입: 1억 원 이상의 국내외 의료·후송 보장 개인 의료보험 증명서 기타: 해외 범죄경력증명서(아포스티유 필수) 제한 사항: 국내 취업 및 영리 활동은 엄격히 금지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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