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내 커피 원두 가격이 한 달 만에 15% 이상 급등하며 킬로그램(kg)당 10만 VND(동) 선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공급 과잉을 우려해 지난달 최저가에 재고를 모두 처분해 버린 중부 고원지대 농가들은 폭등하는 가격을 보며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기상 악화와 글로벌 공급 부족 우려, 그리고 국제 상품거래소의 투기적 자본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월 15일 오전 기준 자라이, 닥락, 닥농 등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의 커피 가격은 전날 대비 kg당 1,200동 상승한 97,300동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10일 기록했던 2년 만의 최저치인 84,300동 대비 무려 15.4%나 회복된 수치다.
급작스러운 가격 반등에 농가들의 희비는 엇갈렸다. 닥락 지역의 농민 호앙 오안(Hoang Oanh) 씨는 불과 한 달 전 가격이 kg당 84,000동까지 떨어졌을 때 보유하고 있던 마지막 커피 원두 5톤을 전량 매도했다. 브라질의 본격적인 수확기가 시작되면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7만 동 선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오안 씨는 "당장 급전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으나 더 큰 손해를 볼까 두려워 급하게 팔아치웠다"며 "이제는 가격이 치솟아도 팔 수 있는 커피가 단 한 줌도 남지 않았다"고 후회했다. 실제로 6월 초 가격 폭락 장세에서 대부분의 농가가 재고를 적극 처분한 탓에, 현재 농가들이 쥐고 있는 잔여 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로 파악된다.
응우옌남하이 베트남 커피·코코아협회(VICOFA) 회장은 최근의 가격 폭등 배후에 '국제 투기 자본'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 회장은 "현재 가장 큰 가격 변동 요인은 상품 거래소에서의 거래 행태"라며 "헤지펀드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매매를 반복하면서 변동폭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7월 14일 밤부터 15일 새벽 사이 런던 거래소의 9월 인도분 로부스타 커피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00달러 가까이 폭등한 톤당 4,03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뉴욕 거래소의 아라비카 가격은 장중 7,770달러까지 올랐다가 결국 90달러 하락한 7,190달러로 마감하는 등 극심한 혼조세를 보였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위험과 엘니뇨 재발 가능성, 그리고 급등한 국제 물류·운송 비용 역시 전반적인 커피 가격대를 끌어올리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로부스타 원두 재고는 6월 말 기준 40,530톤으로 소폭 회복되었으나 여전히 역사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베트남의 수확기 말 국내 공급량 감소까지 겹쳐 수출 기준을 충족하는 원두 공급은 극도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VICOFA 측은 국제 투기 세력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커피 가격이 kg당 10만 동 고지를 재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는 당분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장기적으로 베트남 커피 업계가 직면한 가장 핵심적인 시험대는 2026년 말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유럽연합(EU)의 '산림파괴방지규정(EUDR)'이 될 전망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EU로 수입되는 모든 커피는 산림 파괴 활동과 무관하게 생산되었음을 공식 입증해야 한다. EU는 베트남 커피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으로, 다행히 베트남은 현재 EUDR 기준상 '저위험 국가'로 분류되어 선제적 대응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이미 일부 유럽 바이어들이 이 기준을 통과한 커피에 대해 톤당 50달러의 프리미엄을 얹어 구매하는 시범 사업을 개시한 만큼, 향후 친환경 표준 준수 여부가 베트남 커피 산업의 장기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지을 양날의 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굿모닝베트남 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