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베트남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유럽상공회의소(EuroCham)는 15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신뢰지수(BCI)가 79.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했던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브루노 야스파에르트 EuroCham 회장은 "기업들은 여전히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베트남 경제와 유럽 기업들의 회복력은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고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6%는 매출과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답했으며, 32%는 신규 주문과 계약 증가로 향후 전망이 더욱 밝아졌다고 응답했다. 또 24%는 내수 소비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63%는 현재 사업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69%는 3분기 경영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은행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베트남 기업의 85%가 올해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지난해 48%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응답 기업의 90% 이상은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UOB 베트남 도매금융 부문 책임자인 팜누안은 "베트남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뛰어난 적응력과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전력·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Schneider Electric)은 올해 초 페트로셋코 배전회사(PSD)와 협력해 베트남 내 무정전전원장치(UPS) 사업을 확대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베트남 UPS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억300만 달러에서 2034년에는 약 2억9,1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확대와 스마트·친환경 인프라 구축 수요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당응우옌응우 슈나이더 일렉트릭 베트남·캄보디아 대표는 "베트남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스마트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건축자재 기업 생고뱅(Saint-Gobain)도 꽝찌 공장을 탄소배출 '제로(Zero Carbon Scope 1·2)' 공장으로 전환했으며, 향후 베트남 내 10개 공장에 친환경 설비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낙관론은 투자 확대와 수출 회복이 뒷받침하고 있다.
재정부 산하 국가통계청(NSO)에 따르면 제조기업의 83.4%가 올해 3분기 생산과 경영 여건이 2분기보다 개선되거나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은 이러한 전망의 배경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 ▲수출시장 회복 ▲공공투자 확대 등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의 FDI 유치액은 346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실제 집행액도 130억 달러를 넘어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유로참(EuroCham)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53%가 행정 절차 지연과 정책 집행의 일관성 부족, 세무 행정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또한 제품 인증과 시험 절차, 각종 기술 기준 충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27%는 복잡한 규제 체계가 시장 진입과 경쟁력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국가통계청 조사에서도 생산비 상승을 가장 큰 부담으로 꼽은 기업이 94.6%에 달했다. 국내 수요 부진을 우려한 기업은 47.4%, 높은 금리를 부담으로 지적한 기업은 28.4%였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는 16만9,800개의 기업이 새롭게 설립되거나 영업을 재개했지만, 같은 기간 매월 평균 2만5,200개 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환경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일 호치민시에서 열린 기업 간담회에서는 수출 계약과 사업 계획을 확보하고도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라 제기됐다. 참석 기업들은 신용 공급 확대와 무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UOB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약 40%가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협력업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80%는 이미 인공지능(AI)을 경영에 도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
전문가들은 베트남 경제가 견조한 투자 유입과 디지털 전환,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행정 절차 간소화와 규제 개선, 금융 접근성 확대가 병행될 경우 외국인 투자와 민간기업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굿모닝베트남미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