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역에서 뎅기열이 기존의 역학적 규칙과 계절적 주기를 완전히 깨고 예측 불가능한 양상으로 급증하고 있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뎅기열 확진 사례는 5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배나 급증한 수치다. 이로 인해 입원 치료가 시급한 중증 환자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난 상태다.
이러한 전염병의 양상 변화는 '아세안 뎅기열 예방의 날(6월 15일)'을 앞두고 지난 6월 10일 하노이에서 개최된 세미나 "뎅기열: 베트남의 예측 불가능한 확산"에서 심도 있게 다뤄졌다. 보건부 질병예방국 부국장 보하이손 박사는 "과거에는 연말이 되면 환자 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했으나,
최근에는 11월과 12월에도 고점 세를 유지하는 등 규칙이 깨졌다"며 "덥고 습한 날씨와 장기간의 우기가 겹쳐 모기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데다, 중증 유발 위험이 높은 뎅기열 바이러스 2형(DENV-2)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젤라 프랫 주베트남 세계보건기구(WHO) 대표 역시 기후 변화, 급격한 도시화, 예측 불가능한 역학 특성을 확산의 3대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과거 발병률이 낮았던 북부 지역을 포함해 서식지가 전국으로 확대되며 더 이상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유행병이 되었다.
문제는 뎅기열에 대한 대중의 안일한 인식과 치명적인 증상 발현 패턴에 있다. 응우옌 탄 훙 부교수(베트남 소아과학회 부회장)는 "10년 전만 해도 남부 환자의 60~70%가 15세 미만 어린이였으나, 현재는 성인 발병률도 거의 동일해 가족 구성원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뎅기열은 발병 후 3일에서 5일 사이, 즉 열이 내리기 시작할 때 환자가 회복된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때 쇼크, 심각한 출혈, 다발성 장기 부전 등 중증으로 급격히 악화되는 가장 위험한 시기다. 조기 발견을 놓쳐 투석이나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게 될 경우 환자 1인당 치료 비용이 최소 수억 동에서 최대 5억~6억 동에 달해, 의료 시스템과 가계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고 있으며 생존하더라도 기억 상실, 탈모, 시력 장애 등 장기 후유증을 남긴다.
베트남 보건 당국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통적인 방역을 넘어 첨단 기술과 백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WHO와 보건부는 환경·기상 데이터를 연계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염 추세를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조기 경보 시스템'을 병원 경영 및 방역 체계에 적용 중이다.
아울러 최근 베트남 내에서 승인된 뎅기열 백신을 국가 확대 예방접종 프로그램(EPI)에 포함하기 위한 타당성 평가 시범 사업을 일부 지역에서 곧 착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백신과 AI 도구들이 포괄적인 방역의 강력한 보완재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열이 날 경우 자가 치료를 지양하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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