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유시장(암시장) 달러 환율이 은행 환율보다 낮은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최근 외환시장 수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6월 10일 기준환율을 달러당 25,153동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2동 상승한 수준이다. 현행 규정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기준환율의 ±5% 범위 내에서 외환을 거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거래 가능 범위는 23,895~26,410동이다.
주요 은행들은 허용 상한선에 근접한 수준에서 달러를 거래하고 있다. 비엣콤뱅크(Vietcombank)는 달러를 26,100~26,410동에, BIDV는 26,130~26,410동에, 엑심뱅크(Eximbank)는 26,100~26,410동에 각각 매매하고 있다. 이는 전일 대비 약 3동 상승한 수치다.
반면 자유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외환 거래소들은 달러를 26,300~26,310동에 매입하고 있으며, 매도 가격은 26,330~26,360동 수준이다. 이는 은행권 매도 환율보다 50~80동 낮은 가격으로, 최근 보기 드문 역전 현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달러 수급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USD 지수(DXY)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1.9% 상승했으며, 연초 대비로도 약 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엣콤뱅크증권(VCBS)은 보고서를 통해 USD/VND 환율이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시장 기대보다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에너지 가격과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어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기업들의 외화 수요를 증가시키고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VCBS는 베트남 경제의 펀더멘털이 환율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하반기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 활동이 확대되면서 수출 증가세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올해 첫 5개월 동안 베트남의 원자재·기계설비·부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는 생산 및 수출 확대를 위한 선행 투자 성격이 강해 향후 수출 증가와 외화 유입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VCBS는 "현재 증가하고 있는 생산용 원부자재 수입이 일정 시차를 거쳐 수출 제품으로 전환될 경우 향후 외환 공급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율 상승 압력은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외환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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