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식습관 원인으로 흔히 '나트륨(짠 음식) 과다 섭취'를 떠올리지만, 이를 철저히 조절하는 사람조차 고혈압에 걸리는 뜻밖의 이유가 밝혀졌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역학 연구에 따르면, 범인은 소금이 아닌 가공식품 속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방부제(식품 첨가물)'였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의 마틸드 투비에(Mathilde Touvi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프랑스 전역의 자원자 11만 2,395명을 대상으로 7~8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 'NutriNet-Santé'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섭취한 모든 식품과 음료의 성분을 분자 단위까지 꼼꼼히 분석하고 이들의 심혈관 건강 상태를 장기 평가했다.
방부제 다량 섭취 시 고혈압 위험 최대 29% 급증
조사 결과, 유해 미생물의 증식을 막는 '일반(항산화 미포함) 방부제'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에 비해 고혈압 발병 위험이 29%나 더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뇌졸중, 심장마비(외심근경색), 협심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도 16% 더 높게 나타났다.
식품의 갈변이나 색상 변질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항산화제 성분의 방부제' 역시 안전하지 않았다. 항산화제 방부제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 역시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22%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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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 미포함 방부제: 곰팡이, 박테리아 등 유해 미생물 증식 억제 ➡️ 고혈압 위험 29% ⬆️, 심혈관 질환 위험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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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산화제 방부제: 식품의 산화 및 갈변·부패 방지 ➡️ 고혈압 위험 22% ⬆️
연구진은 가공식품에 흔히 쓰이는 대표적인 방부제 17가지를 유전적·체질적 변수를 통제한 뒤 정밀 분석한 결과, 이 중 무려 8가지 성분이 인간의 혈압을 직접적으로 상승시키고 혈관 탄성도를 떨어뜨리는 것과 직결되어 있음을 명확히 밝혀냈다.
"나트륨·당분 줄여도 가공식품 자체를 끊어야 안전"
이번 연구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의 과다 섭취가 심혈관 건강을 해친다는 기존의 의학계 관찰 연구들을 한층 더 정밀하게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로 평가받는다.
일반적으로 햄, 라면, 통조림, 편의점 도시락 등 가공식품에는 맛을 내기 위한 나트륨과 첨가당이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설령 나트륨과 당분 함량을 낮춘 이른바 '로우 나트륨·제로 슈거' 가공식품을 먹더라도,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방부제 성분 그 자체가 체내 전해질 균형을 무너뜨리고 혈관 신축성을 저하시켜 위험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연구를 주도한 마틸드 투비에 박사는 비단 소금기를 뺀 심심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고혈압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경고하며,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원물 중심의 자연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뇌혈관 및 심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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