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미디어 | F&B] 베트남 음료·카페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커피나 음료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카페의 공간과 시간을 소비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찌민과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는 카페가 단순 휴식 공간을 넘어 업무·회의·네트워킹이 이뤄지는 ‘제3의 공간(Third Place)’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가 제시한 ‘제3의 공간’ 개념은 가정과 직장 외에 사람들이 교류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공공 공간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최근 베트남 카페들은 이러한 개념을 적극 반영하며 공간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24세 직장인 부민 씨는 외국 기업의 원격근무를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4~5일 정도 카페에서 업무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재택근무는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많지만 카페는 넓고 사람을 만나기도 편리하다”며 “업무와 미팅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 증가 속에 베트남에서는 ‘워크 카페(Work Cafe)’ 형태의 매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호찌민 부온라이동의 데일리 커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카페는 2017년부터 학생과 프리랜서를 위한 ‘코쿤(Cocoon) 스타일’ 콘셉트를 도입해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공간 중심 운영 전략을 펼쳐왔다. 도안 롱 대표는 “당시 대형 프랜차이즈와 직접 경쟁하기보다 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이 편하게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고객들은 보통 8~10시간 정도 머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매장은 24시간 운영되며, 밤새 업무를 하거나 공부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또 다른 공간형 카페 브랜드인 워크플로스페이스(WorkFlow Space) 역시 프리랜서, 스타트업 종사자, 독립 전문가 등을 핵심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창업자인 응우옌딘꾸이 대표는 “고객들은 카페처럼 편안하면서도 코워킹 스페이스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공간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 패턴에서도 확인된다. 베트남 외식·리테일 데이터 기업 iPOS에 따르면, 음료 가격이 3만~7만 동(VND) 수준인 중저가 카페 시장에서 3만5천 동 이상을 소비하는 고객 비율은 2025년 57.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음료 자체보다 공간 경험과 체류 가치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데일리 커피의 최저 음료 가격은 2017년 2만9천 동에서 현재 4만9천 동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고객층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객들이 커피 한 잔을 사는 것이 아니라 좌석과 시간을 구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페 운영 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장시간 체류 고객을 위한 넓은 좌석, 냉방 시설, 콘센트, 조명, 청결 유지 등에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일부 매장은 개인 사무실, 회의실, 멤버십 패키지까지 도입하며 사실상 소형 코워킹 스페이스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워크플로스페이스 측은 “멤버십 모델을 통해 고객이 공간 이용을 일상적인 소비로 인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버블티 브랜드처럼 단기 유행에 의존하는 모델이 아니라 고객의 업무와 성장 과정에 연결되는 장기적 가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Q&ME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는 음료 매장 방문 시 평균 약 6만3,800동을 지출하고 있으며, 매장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맛있는 음료’와 ‘편안한 분위기’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대도시 인구 집중과 원격근무 확대가 이어질수록 베트남 카페 시장이 단순 F&B 산업을 넘어 공간 서비스 산업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MV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