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산업]K-문화 붐, 서울 호텔 시장 재편…글로벌 초호화 브랜드 잇단 진출

  • 등록 2026.08.21 20:10:28
크게보기

외국인 관광객 1,071만 명 역대 최고…호텔업계, 객실 확대보다 ‘고객 경험·객실당 매출’ 집중
로즈우드·자누·만다린 오리엔탈·카펠라 등 서울 진출 예고…고급화 경쟁 본격화

K-팝과 K-드라마, 의료관광 등 한국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서울 호텔 시장의 경쟁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호텔업계는 단순한 객실 수 확대에서 벗어나 시설 고급화와 브랜드 재정비를 통해 고소득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한 수준이다.

 

과거 단체관광객이 쇼핑 중심의 여행을 선호했다면 최근에는 K-팝 콘서트, 드라마 촬영지 방문,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목적의 개별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숙박시설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호텔 관계자는 “K-문화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면서 저렴한 숙소부터 최고급 호텔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서울 주요 호텔들은 사업 전략을 고급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 6월 서울 도심의 대표 호텔인 롯데호텔 서울을 ‘그랜드 롯데서울’로 리브랜딩한다고 발표했으며, 8월 14일 공식 론칭했다.

 

15개월간 진행된 리노베이션을 통해 본관 객실 수는 기존 737개에서 590개로 줄었다. 대신 객실 면적을 확대해 고객 경험과 객실당 매출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리노베이션 디자인은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피에르-이브 로숑이 맡았다.

 

호텔은 리노베이션 공간 일부에 피부과를 포함한 외래진료 시설도 도입해 의료관광객 증가에 대응하고 있다. BC카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의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했으며, 전체 의료비 지출의 약 93%가 서울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호텔 시장의 경쟁 기준이 객실 수나 시설 규모에서 고객 경험과 체류 가치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경쟁 호텔 관계자는 “과거에는 규모와 객실 수가 호텔 경쟁력을 좌우했지만 이제는 고객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호텔들도 객실을 최대한 많이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 등급제도도 고객 중심으로 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보다 투명하고 고객 중심적인 숙박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7월 호텔 등급 시스템을 개정했다.

 

기존 1~5성급 체계는 유지하되, 기존에 분산돼 있던 평가 기준을 1,000점 만점의 단일 평가 체계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도 보다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호텔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특히 개정된 기준에는 부당한 가격 청구에 대한 강력한 감점 규정도 포함됐다. 고객에게 과도한 요금을 청구한 호텔은 30점의 감점을 받게 되며, 이는 화재 안전 규정 위반에 대한 감점의 3배 수준이다. 심각한 경우 호텔 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초호화 호텔 브랜드, 서울로 향한다

 

서울 호텔 시장의 변화는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의 잇따른 진출 계획에서도 확인된다.

 

홍콩계 로즈우드 호텔앤리조트는 용산 ‘더 파크사이드 서울’ 프로젝트에 호텔 개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위스 아만 그룹의 자누 브랜드는 2027년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열 예정이다.

 

또한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그룹은 한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2030년까지 서울역 인근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싱가포르계 카펠라 호텔앤리조트 역시 2028년까지 서울 서초구에 호텔을 개장할 계획이다.

 

과거 홍콩과 싱가포르, 도쿄 등 아시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온 글로벌 초고급 호텔 브랜드들이 서울을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코리아는 이 같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진출이 서울 전반의 호텔 객실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상급 5성급 호텔의 서비스와 객실 가격이 상승하면 4성급 호텔 역시 가격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79.2%를 기록했다. 객실당 매출은 약 20만7,300원으로 2019년 대비 67% 증가했다.

 

반면 호텔 객실 공급은 증가하는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대 수만 개의 호텔 객실을 새로 공급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다수의 소규모 독립 호텔이 폐업하거나 사무공간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됐다.

 

2023년 이후 연평균 신규 호텔 객실 공급량은 약 1,000개로, 이전 10년간의 평균 증가량의 약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의 한 고급 호텔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여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고급 호텔 공급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해외 럭셔리 브랜드의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서울 호텔 시장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수요 증가에 힘입어 투자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서울 호텔 거래 규모는 약 2조1,000억 원에 달했으며, 해외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4성급 호텔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코리아의 김수기 리서치 책임자는 “초고급 브랜드의 서울 진출이 확대되면서 도시 전체의 호텔 객실 요금 상한선도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호텔 시장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동적 가격 책정을 활용한 운영 효율성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문화 확산과 외국인 관광객 증가, 의료관광 성장,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진출이 맞물리면서 서울 호텔 시장은 단순한 숙박 산업을 넘어 고부가가치 관광·서비스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앞으로 서울이 아시아 주요 럭셔리 호텔 시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GMV(출처:코리아타임즈)

 

이정국 기자 jkanglilee@naver.com
Copyright gmvietnam Corp. All rights reserved.


굿모닝베트남 | 인천시 남동구 논현로 46번길 14 (리더스타워) 606호 발행인 : 이정국 | 편집인 : 이정국 | 전화번호 : 010-9753-4550 Copyright gmvietna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