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무역수지 적자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200억 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최신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6년 7월 15일 기준 베트남의 누적 무역수지는 204억 6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수치다.

7월 상반기(1일~15일) 베트남의 수출입 총액은 515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 소폭 감소했다. 7월 상반기 수출액은 239억 5천만 달러로 6월 하반기 대비 9.7%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275억 9천만 달러로 4.6% 증가해 단기간에만 36억 4천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로써 7월 15일 누적 기준 총 수출액은 2,905억 2천만 달러(전년 동기 대비 21.4% 증가), 총 수입액은 3,109억 8천만 달러(34.4% 증가)를 각각 기록했으며, 총 교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6,015억 1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러나 전문 기관들은 이번 무역 적자 폭 확대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7월 17일 아시아개발은행(ADB) 기자회견에서 샨타누 차크라보르티 베트남 담당 국장과 부이 민 지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입 증가율이 수출을 앞지른 주요 원인이 기계, 장비, 원자재 등 생산 투입재 수입 급증에 있다고 분석했다. 적자의 95~96%가 생산 설비 구축 및 투입재 마련에서 비롯된 만큼 단순 소비성 지출이 아닌 향후 제조·수출 역량 강화를 위한 정당한 투자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SSI 증권 보고서 역시 적자 발생 구조가 외국인 직접 투자(FDI) 부문이 아닌 국내 기업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향후 가동할 생산 설비와 원자재 확보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3분기와 4분기에 수입된 자재를 기반으로 제조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글로벌 IT·기술 경기 회복세와 맞물릴 경우 수출이 다시 가속화되면서 무역 적자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적자 기조가 지속될 경우 외환보유고 및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내 지원 산업 육성을 통한 원자재 대외 의존도 낮추기와 공급망 자립화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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