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한국 청년층 사로잡은 '가짜 쇼핑'…지갑 닫고 쇼핑 욕구 채우는 신풍속도

  • 등록 2026.07.18 19: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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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압박 속 실제 결제 없이 장바구니 담기만으로 심리적 만족감 얻는 가상 플랫폼 인기
서울대 곽금주 교수 "가상 쇼핑 행위 자체로 도파민 분비, 경제적 여유 부족한 이들에게 대안"

지속되는 물가 상승 압박 속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돈을 쓰지 않고도 소비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가상 온라인 쇼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결제와 배송은 이루어지지 않지만, 상품을 고르고 주문하는 프로세스 전반을 그대로 재현해 대리 만족을 주는 이른바 '가짜 쇼핑'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지난 3월 말 개발자 박서현 씨가 출시한 가상 음식 배달 웹사이트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음식을 선택해 장바구니에 담고, 주소를 입력한 뒤 카드로 주문하는 등 기존 배달 앱과 동일한 단계를 제공한다. 주문을 완료하면 실제로 음식을 배달하는 대신 "2,120칼로리를 절약하셨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상 영수증이 시스템에 저장된다. 지도 위에서 가상 배달원의 경로를 추적하는 기능까지 갖춘 이 사이트는 입소문을 타며 6월 중순 기준 주간 이용자 수 약 3만 명을 기록했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인도, 멕시코,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구현된 '푸드네버컴즈(FoodNeverComes)' 플랫폼은 미국 TV 채널 WUSA9에 소개될 만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리적 메커니즘과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가상 쇼핑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실제가 아님을 인지한 상태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곽 교수는 알고리즘이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제품을 추천해 사용자들이 충동구매를 자제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이러한 형태의 엔터테인먼트가 쇼핑을 즐기지만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상 소비 트렌드의 기저에는 청년층이 직면한 무거운 경제적 압박이 자리 잡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하여 2년 반 만에 가장 빠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5월 온라인 쇼핑 매출은 약 250억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하는 등 소비에 대한 대중의 욕구는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물가 상승과 소비 욕구의 괴리 사이에서 가상 쇼핑 앱은 청년들이 실제 경제적 손실 없이 불필요한 충동구매와 후회를 방지하는 방어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에 이어 가짜 쇼핑과 같은 심리적 보상형 소비문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청년층의 고도화된 디지털 활용 능력이 불황을 견뎌내는 생존 방식과 결합함에 따라, 향후 유통 및 IT 업계에서도 이들의 가상 경험을 겨냥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마케팅 전략이 다각도로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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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기자 jkangli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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